"통화 못 하면 못 사요"…'해피콜'에 좌절하는 청각장애인

백운 기자 cloud@sbs.co.kr

작성 2019.05.06 21:07 수정 2019.05.07 00:2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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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6일) 제보는 한 청각장애인분이 저희에게 보내주신 내용입니다. 요즘은 정수기나 건조기 또 침대까지 사지 않고 빌려서 쓰는 사람들이 많은데 대부분 인터넷으로 신청한 뒤에 상담원과 꼭 통화를 해야만 물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 청각장애인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점입니다.

백운 기자가 이 제보 내용 취재했습니다.

<기자>

청각장애를 가진 26살 김여수 씨는 얼마 전 렌털 서비스로 건조기를 이용하려다 끝내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화 상담 절차인 '해피콜'이라는 벽을 넘을 수 없어서였습니다.

[김여수/청각장애인 : (상담원이) '계약 단계를 녹음해야 해서 직접적으로 구매는 어렵다, 아니 렌털은 어렵습니다'라는 얘기를 했어요.]

가족이 대신 통화를 하면 계약할 수 있다고 다시 안내받았지만, 김 씨는 부모님과 아내 모두 청각장애인이라 이 방법도 쓸 수 없었습니다.

[김여수/청각장애인 : 요즘 인터넷으로 구매하면 조금 더 싸고 사은품도 많이 있다는 건 제가 알고 있는데, 전 농아인(청각장애인)이기 때문에 직접 매장에 방문하면 사은품도 없다고 하더라고요.]

이 기업만 그런 게 아닙니다. 요즘 흔히 이용하는 공기청정기나 정수기 렌털 역시 문의 결과 전화 통화가 꼭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A 렌털 업체 상담원 : 해피콜 상담원이 이것저것 문의를, 확인차 해야 하고, 신용정보 조회도 들어가야 하거든요. 통화가 어려우신 상황이기 때문에 대리인이 통화를 옆에서 해주셔야 해요.]

영상 통화는 회사 규정상 안 된다고 답하기 일쑤입니다.

[김수연/한국농아인협회 부장 : 해피콜뿐만 아니라 금융, 홈쇼핑, 통신회사 등에서도 여전히 음성으로 자기 확인을 요구하거나, 음성으로 모든 것들이 처리되기 때문에 (청각장애인) 한두 분의 문제가 아니라….]

전문가들은 영상 수화 통화로도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노문영/변호사 : 앱이나 영상전화를 통한 본인확인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청각장애인들에게 그런 편의 제공을 하지 않는다면 장애인차별금지법상의 장애인 차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 씨는 우리 사회가 청각장애인에게 이 정도 불편은 당연히 감수하라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습니다.

[김여수/청각장애인 : 둘째 아이를 낳았는데 농아인(청각장애인)이에요. (이 아이가) 성인이 돼서 좀 더 나은 사회에서 살게 하고 싶습니다.]

(영상편집 : 원형희, VJ : 김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