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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원유수출 전면 제재 첫날…이란 휘발유배급제 소문 '흉흉'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전면 제재하기 시작한 첫날인 오늘 이른 아침부터 테헤란 시내 주유소에는 휘발유를 넣으려는 차로 긴 줄이 이어졌습니다.

이란에서 주말인 목요일 오전은 시내가 한산한 편이지만 주유소만은 앞다퉈 휘발유를 채우려는 시민으로 장사진을 이뤘습니다.

어제 일부 현지 언론과 SNS를 통해 오늘부터 휘발유 배급제를 시행한다는 소문이 퍼졌기 때문입니다.

이란은 풍부한 원유를 보유한 산유국이지만 정유 시설이 부족해 올 들어서 국내 휘발유 수요를 겨우 충당할 수 있을 정도의 정제량을 갖췄습니다.

이란 석유장관은 휘발유 배급제가 하루 만에 기정사실로 굳어지자 휘발유를 제한적으로 공급한다는 보도는 거짓말이라며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습니다.

이란 국영 정유·유통회사도 휘발유 배급제는 유언비어라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란은 2007년부터 8년간 서방의 제재로 휘발유 수입이 어려워지자 비업무용 차량 소유주에게 월 60L 한도로 정상 가격에 휘발유를 살 수 있는 카드를 발급했습니다.

이 한도량을 넘기면 4배로 비싼 돈을 주고 휘발유를 사야 했습니다.

이란 국영 정유·유통회사는 지난해 말 모든 자동차 소유주를 대상으로 휘발유를 살 때 제시해야 하는 카드를 다시 발급했습니다.

이란 정부는 사재기를 막는 조처라고 했으나 시민 대부분은 배급제의 사전 준비라고 여겼습니다.

이란 국민에게 미국의 경제 제재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대 압박으로 위협하는 미국의 적대적 움직임이 과거와는 다르다는 점 때문에 제재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정부의 장담과 민심은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제재로 이란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40%에 달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란 리알화의 가치는 한 달 전과 비교하면 8.5% 하락했고, 1년 전과 비교해 3분의 1로 떨어졌습니다.

미국 제재의 위력으로 이란 경제의 이상 신호가 하나씩 나타나는 셈입니다.

이란 정부는 미국의 제재로 외국과 교역이 급격히 감소하는 상황을 대비해 올해를 '국내 생산 증진의 해'로 선포해 자급자족하는 경제 구조를 구축해 제재를 돌파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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