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자들이 여성단체에 악착같이 기부하는 불편한 이유

SBS 뉴스

작성 2019.04.30 09:15 수정 2019.04.30 11:3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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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여성단체에 기부금을 내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성폭력을 저지른 사람들이 형량을 줄일 목적으로 이곳에 기부한다고 하는데요, 게다가 재판이 끝나면 기부를 중단하거나 환불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인터넷 카페에는 성범죄 전문 지식을 공유한다는데 실상은 이곳에서 성범죄로 기소된 사람들이 형량을 어떻게 줄일지 서로 정보를 주고받습니다.

성범죄 감형 팁으로 공유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기부인데요, 카페에 성범죄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만들어서라도 기부 내역서를 준비하라'고 권유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기부에 집착하는 이유는 성폭력 상담소에 기부한 것을 반성의 증거로 인정해 2심에서 형량이 줄어든 사례가 있고, 변호사들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는 의견입니다. 정말 이런 기부가 흔할까요?

[안선민/한국성폭력상담소 재정회계업무 담당 : 올 초에도 천만 원을 누가 기부를 하신다고 하는 거예요. 저희는 엄청난 거예요. 기부금이 100만 원, 200만 원 이렇게 훌쩍 들어오는데 어떻게 어떤 경로로 저희 상담소를 아시게 되었느냐 그러면서 가해자이셔서 감형의 사유로 이걸 사용하시려고 하시는 것이냐 이러면 맞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고, 저희는 너무, 너무 충격이고 좀 치욕이었죠. 저희로서는 그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죠. 성폭력 상담소가 그런 식으로 악용되는 거는 저희는 받아들일 수 없고요.]

그런데도 가해자들은 감형에 눈이 멀어 각종 꼼수로 기부금 넣기에 바쁩니다.

[안선민/한국성폭력상담소 재정회계업무 담당 : (후원) 신청 없이 그냥, 그냥 넣으시는 거예요. 신용카드로 바로 결제를 해버리시는 거죠. (무통장입금을 이용하면) 이름 없이 넣을 수 있잖아요. 그걸 이용하는 분들이 또 있는 거예요. 그 사람(가해자)이 이체했던 기록 하나만 갖고 법원이 그것만 가지고도 감형을 해준 거예요. 그러니 저희가 얼마나 속상했겠어요.]

자기가 원하는 만큼 감형이 안 되면 환불을 요청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재판부가 성범죄 가해자 기부 기록을 감형 요소로 인정하지 않아야 하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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