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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한 해 5만여 명 관광…남극 자연은 안전할까?

사람의 식중독균이 남극 조류에 전이되기도

남아메리카의 최남단에 있는 칠레 푼타아레나스가 사람들로 북적인다고 합니다. 남극 여행 관광객 때문인데요. 관광객이 매년 증가하면서 2017-2018 시즌(2017.10-2018.03)의 관광객 수는 전 시즌보다 29%나 증가한 5만 8,131명을 기록했습니다.

국가별로는 미국(1만 8,977명), 중국(8,219명), 호주(6,310명), 영국(4,996명), 독일(4,420명) 순이었습니다. 그 뒤를 캐나다(2,931명), 프랑스(2,167명), 스위스(1,095명), 네덜란드(942명)가 이었습니다. 한국은 72명이었습니다.
남극 관광 (사진=픽사베이)
남극의 환경은 혹독하지만 1월의 경우 기온이 영상 5도까지 올라 관광에 적합합니다. 이 때문에 매년 남극의 여름인 1월엔 관광 예약이 거의 다 차 있습니다. 남극의 때 묻지 않은 자연은 큰 매력입니다. 거대한 빙하와 유빙 등의 절경을 직접 접할 수 있고 펭귄들과 바닷새, 각종 고래, 코끼리물범 등 다양한 동물을 가까이서 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여러 국가의 남극 기지를 탐험할 수 있습니다.

캐나다 여행사의 남극 관광 상품을 보면 2주간의 남극 크루즈 여행비용은 개인당 1만 2천 달러에서 2만 달러에 달합니다. 여기에는 카약과 빙하 하이킹, 모터보트 투어, 식사, 과학자들의 남극 강연 등이 포함됩니다. 일행은 140명 정도로 구성됩니다.

남극 여행의 시작은 칠레 푼타아레나스를 출발해 남아메리카와 남극 사이에 있는 드레이크 해협을 지나 이틀 뒤 남극에 도착합니다. 이들은 남극 자연 관광과 함께 1950년대부터 사용하다가 폐쇄된 영국 남극 과학기지를 방문합니다. 현재 이곳은 11명의 우크라이나 과학자들이 근무하고 있는데,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남극 빙하로 만든 위스키를 맛볼 수 있습니다.

남극 관광객은 1980년대부터 점차적으로 증가했는데, 당시에는 매년 수천 명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소련 붕괴이후 임무가 없어진 소련 쇄빙선을 임대해 남극을 관광하는 여행 사업이 등장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1990년대 남극 관광 붐이 일어나게 됐습니다.

관광객의 증가와 연구 센터들로 남극 동물들과 인간의 접촉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남극의 생태계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남극 관광 (사진=픽사베이)
스페인의 한 연구팀은 인간이 남극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록호퍼 펭귄, 알바트로스, 자이언트 풀마갈매기, 도둑 갈매기 등 24 종의 조류 6백여 마리의 배설물을 수집해 분석했습니다. 조사 장소는 남극 반도의 리빙스톤섬과 매리언 섬의 남빙양 기지 그리고 바닷새의 이동 경로에 있는 고프섬과 포클랜드 섬 등 4곳이었습니다.

분석결과 새들의 배설물에서 식중독 박테리아인 캠필로박터균과 살모넬라균 등이 4곳에서 모두에서 발견됐습니다. 특히 캠필로박터균의 DNA를 분석한 결과 인간 체내의 균이 바닷새에게 전이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균의 확산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예측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극지방은 너무 춥기 때문에 질병이 전이되지 않는다는 생각은 잘못됐고 박테리아의 확산이 가능하다는 것이 조사를 통해 증명됐습니다. 또 식물 외래종들도 이미 자리를 잡았습니다. 남극에 자리 잡은 한 이끼 종은 12,000마일이나 떨어진 북극에서 왔습니다.
남극 황제펭귄 (사진=픽사베이)
남극은 정부도 없고 관할하는 국가도 없습니다. 따라서 관광객의 규칙은 자발적인 규제로 운영됩니다. 예를 들어 여행사들은 자체적으로 최대 상륙 인원수와 야생 동물과의 거리를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또 모든 관광객들은 남극에 상륙하기 전 옷과 소지품을 모두 진공청소기로 청소를 하도록 합니다. 외부의 씨앗이나 흙 등이 남극 대륙에 남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배에 승선할 때도 똑같은 조치를 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영향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습니다. 환경적으로 남극은 일 년 내내 기온이 너무 낮아 음식물 쓰레기가 잘 분해되지 않고 얼어버립니다.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수백 년 동안 분해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남극 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국제적 관심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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