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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리비아 군벌 하프타르와 통화…사실상 지지 선언

트럼프, 리비아 군벌 하프타르와 통화…사실상 지지 선언
리비아 사태와 관련해 그동안 모호한 태도를 취해온 미국이 내전을 촉발한 리비아 동부지역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 최고사령관을 지지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 백악관은 19일 성명을 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5일 하프타르 사령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현재 진행 중인 테러 방지 노력과 리비아 내 평화·안정의 필요성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대테러전과 리비아의 석유자원 확보 등에서 하프타르 사령관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백악관은 전했습니다.

두 사람은 또 리비아가 안정되고 민주적인 정치 시스템으로 전환해나가는 과정에 대한 비전을 공유했습니다.

백악관은 두 사람의 전화 통화 사실을 뒤늦게 공개한 이유는 따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통화와 관련해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이 인정하는 리비아 통합정부의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 대신 하프타르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하프타르가 유엔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비난을 감수하고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진격을 결심하게 된 배경을 설명해준다고 통신은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엔의 일부 외교관들은 하프타르가 끝까지 싸워야 하며 결국은 승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습니다.

하프타르는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러시아에 이어 미국의 지지까지 확보함으로써 입지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반대로 휴전을 위한 유엔의 중재 노력은 곤경에 처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앞서 영국은 리비아의 휴전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마련했으나 러시아와 미국의 지지를 얻지 못했습니다.

외교소식통들에 따르면 러시아는 결의안에 하프타르를 비난하는 문구가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고, 미국은 사태를 숙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때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서부의 통합정부와 동부의 하프타르 세력으로 양분돼 갈등을 겪었습니다.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지난 4일 하프타르가 이끄는 리비아국민군이 수도 트리폴리로 진격하면서 리비아는 내전에 휩싸였습니다.

일각에서는 하프타르가 서부까지 장악해 정식 통치 세력으로 인정받는 동시에 트리폴리 항구를 통한 석유 수출을 노리고 무력분쟁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양측의 교전으로 지금까지 최소 213명이 숨지고 1천98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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