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배구협회(회장 오한남)가 남자배구대표팀 사령탑 직을 포기하고 프로팀으로 옮기려고 시도한 김호철(64세) 감독에게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배구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충북 제천에서 회의를 열고 김호철 감독에게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습니다.
공정위는 김 감독이 전임 감독제 취지를 무시하고 프로팀으로 갈아타려고 한 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체육인의 품위를 훼손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 같은 징계를 결정했습니다.
지난해 3월 남자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된 김 감독이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계약돼 있고, 대표팀 전임 감독 재임 기간에는 프로팀 감독을 맡지 않겠다고 약속했음에도 이를 어기고 OK저축은행 감독직을 '먼저' 제안해 물의를 빚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OK저축은행과 협상 과정을 배구협회에 전혀 알리지 않았고, 확인을 요청한 언론에는 '거짓말'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배구팬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습니다.
공정위는 '품위 손상'이 경미한 경우 견책을 줄 수도 있지만 위반 내용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1년 자격정지를 선택했습니다.
김 감독은 '대표팀에 전념하겠다'고 밝혔지만 협회는 이번 사태가 '선장(감독)이 배(대표팀)를 버리고 도망'하려 한 것에 비견될 만큼 리더십에 심각한 타격이 생겼다고 보고 사실상 사령탑직 박탈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렸습니다.
김호철 감독이 이번 결정에 불복할 경우 상위 단체인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