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승리 일행과 술 마시다 성폭행…때려도 못 일어나"

최고운 기자 gowoon@sbs.co.kr

작성 2019.04.19 20:45 수정 2019.04.19 21:4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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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수 정준영 씨의 휴대전화로 드러난 연예인과 그 지인들의 범죄 소식 이어갑니다. 여성을 몰래 촬영하고, 공유하고, 조롱하는 추악한 성범죄가 SBS 보도로 드러나면서 실제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습니다. 경찰에 고소장을 내기로 한 피해 여성 말고 이번에 또 다른 여성이 해외에서 피해를 당했다며 용기 내 저희 취재진에게 연락을 해왔습니다.

최고운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피해 여성 이 모 씨가 피해 내용을 경찰에 진술하기 위해 입국했습니다.

이 씨는 지난 2016년, 평소 알고 지내던 가수 승리 씨의 지인으로부터 한 모임에 초대받았습니다.

승리와 로이킴, 유인석 등 평소 친하던 단체 대화방 멤버들이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모이는 자리였습니다.

이 씨는 남성들을 직접 아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여자 친구들과 함께 초대됐고 여성 숙소도 따로 마련돼 있다는 말에 별 의심 없이 초대에 응했습니다.

[이 모 씨/피해 여성 : 남성들이 동행하지 않고 저희끼리(여성들만) 가서 비밀번호 누르면 들어갈 수 있는 집이었어요. (남성 숙소와는 분리돼 있는?) 네.]

문제의 상황은 저녁 자리에서 벌어졌습니다.

남성 숙소 거실에 모여 식사 겸 술을 마시기 시작했는데 금세 정신을 잃었습니다.술을 꽤 잘 마시는 편이었지만, 이날은 평소와 달랐습니다.

[이 모 씨/피해 여성 : 주당이에요, 제가. 술 잘 마시기로 좀 알려져 있는.]

같이 온 여자 친구들은 이 씨를 거실 옆방 바닥에 뉘어놓았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 아침 친구들이 이 씨를 발견한 곳은 반대편 방의 침대 위였습니다.

[이 모 씨/피해 여성 : 화장실을 통하면 다른 방이 또 있는데, 원래 뉘어져 있던 데가 아니라 반대편 방에서 발견됐죠.]

발견 당시 이 씨는 옷이 벗겨진 상태였습니다.

[이 모 씨/피해 여성 : 눈 떠보니까 친구가 저한테 화를 내고 있었고요. 제일 먼저 한 말이 정신 차리라고 소리를 질렀어요. 꼬집고 때리는데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얼마나 깨웠대요?) 한 30분 동안 깨웠대요. 뺨을 때리고 허벅지·배·팔 꼬집고.]

너무 수치스러운 상황이었지만, 이 씨는 몸을 가눌 수 없었고 결국 여성 숙소로 이동해 다시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정신을 잃고 있던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는 3년이 다 되는 시점에 드러난 카카오톡 대화를 통해 알게 됐습니다.

단톡방인 김 씨가 성폭행 당시 장면을 촬영해 단톡방에 공유했고 다른 멤버들이 그 영상을 보면서 기절했다, 성폭행이다, 대화를 나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범행 당시는 물론 그 이후에도 김 씨를 포함한 승리 일행 그 누구도 사과 한마디 없었습니다.

오히려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합의한 성관계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승리 측은 당시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고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지난 3년간 불안한 마음으로 지내다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하게 된 이 씨.

그럼에도 피해자 진술을 하겠다고 어렵사리 용기 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이 모 씨/피해 여성 : 이 사람이 이렇게 풀려나면 '법이 이렇게 쉽구나' 범죄 타깃이 또 생길 거고. 저도 제가 이런 일 당할 거라고 생각해 본 적 없는 사람이잖아요. 그 누구도 (피해자가) 될 수 있잖아요. 제 여동생이 될 수도 있고. 더 이상의 희생자는 없길 바라고 그만큼의 처벌을 받길 원해서 내가 무조건 나서야겠다 생각했어요.]

경찰은 동영상 속 여성이 이 씨가 맞는 것을 확인하고 김 씨를 준강간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이 씨가 평소와 달리 갑자기 의식을 잃은 것과 관련해서는 약물을 사용한 것은 아닌지 추가 수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김종태, VJ : 김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