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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앙 반경 100㎞ 내 대피'…학교 지진 대응 매뉴얼 '허점'

'진앙 반경 100㎞ 내 대피'…학교 지진 대응 매뉴얼 '허점'
19일 오전 강원 동해시 북동쪽 54㎞ 해역에서 일어난 규모 4.3 지진을 통해 교육부가 일선 학교에 배포한 재난대응 매뉴얼의 허점이 속속 드러났다.

교육부가 지난해 개정 배포한 '학교 현장 재난유형별 교육훈련 매뉴얼'에 따르면 규모 4.0∼4.9 지진 발생 시 진앙으로부터 반경 100㎞ 안의 학교는 교육 활동을 멈추고 학생들을 대피시켜야 한다.

동해안 지역 일부 학교들은 이에 따라 학생들을 신속히 운동장으로 대피시켰지만 몇몇 학교들은 그대로 수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 번째 문제는 지진 발생 시 해당 학교가 진앙으로부터 반경 100㎞ 안에 있는지 쉽게 파악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번 지진 때에도 진앙과 가까운 학교들은 학교장과 교사의 판단에 따라 대피를 결정했다.

정부나 지자체에서 보내는 경보 문자 외에 교육 당국의 안내는 전무했다.

도교육청은 이번 지진의 진앙 반경 100㎞ 내 학교가 어디며, 몇 개 학교가 학생을 바르게 대피시켰는지 파악조차 못 하고 있다.

두 번째는 매뉴얼 속의 '학교 조치 기준'은 권고사항에 그친다는 점이다.

매뉴얼은 규모 4.0 미만과 4.0∼4.9, 5.0 이상의 3단계로 지진 발생 시 학교 현장의 조치 기준을 나누고 있다.

이에 따라 학생 안전 조치와 교육 활동, 행동요령 등이 달라진다.

다만 규정 안에 '단 지진 규모별 학교 조치 기준은 권고사항으로 학교별 위치 및 여건 등을 고려해 변경 적용이 가능함'이라 명시해놓았다.

이는 자칫 학교 현장의 소극적 대처로 이어질 구실을 제공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매뉴얼 속에 권고사항이라는 단서를 달아놓아 학교별 대응 상황이 제대로 보고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번 지진은 2007년 1월 20일 평창군 북동쪽 39㎞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4.8의 지진 이후 강원도 내에서는 12년 만의 가장 큰 규모다.

(연합뉴스/사진=강릉 경포초등학교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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