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배출 조작 무더기 적발‥173배 초과해도 "이상 없다"

김관진 기자 spirit@sbs.co.kr

작성 2019.04.18 02:19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앵커>

측정업체와 짜고 대기오염 물질의 배출량을 속여온 업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미세먼지 문제를 풀기 위해 국민과 정부가 한 노력들을 무색하게 합니다.

김관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전남 여수산단의 석유화학 업체 직원과 대기오염 물질 측정업체 직원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입니다.

측정업체 직원이 "메일로 보내주신 날짜와 농도로 만들어 보내드리면 되나요?"라고 묻자 배출업체 직원은 "탄화수소 성적서 발행은 50언더로 다 맞춰달라"로 답합니다.

또 이메일로 특정 기간의 수치를 얼마로 바꿔 달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합니다.

질소산화물 같은 미세먼지 원인 물질이 많이 배출되는 곳이라 최대 6개월에 한 번씩 배출량을 측정하도록 돼 있는데 측정업체와 짜고 배출량 수치를 조작해 온 사실이 단속 결과 드러났습니다.

적발된 사업장은 LG화학과 한화케미칼, 대한시멘트 등 모두 235곳.

지난 4년간 모두 1만 3천여 건이 조작됐는데 아예 측정도 안 하고 허위로 기록한 게 8천 건이 넘고 나머지는 오염물질 측정값을 축소했습니다.

LG화학은 염화비닐 배출 기준치를 173배 이상 초과했는데도 이상이 없다고 조작하기도 했습니다.

배출량이 실제보다 30~40%가량 낮게 조작돼 사업장은 기준치 이상의 오염물질에 대한 부과금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환경부는 적발된 배출업체 6곳과 측정업체 4곳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최종원/영산강유역환경청장 : 환경부는 이번에 적발된 사례가 광주 전남 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LG화학은 관련 시설을 폐쇄하겠다며 공식 사과했고 한화케미칼은 유감이지만 공모 증거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배출업체와 측정업체 사이 유착 가능성에 대한 대책 없이 4년이나 업계 자율에 맡겨 방치해 온 정부도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