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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더 또렷해지는 기억…유가족들의 '특별한 연극'

<앵커>

2014년 4월 16일 그날을 잊지 않기 위해서, 또 아픔을 함께 이겨내기 위해서 올해는 특별한 무대도 마련됩니다. 그때 단원고에 다니던 학생의 어머니들이 모여서 연극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교복을 입은 어머니들을 정다은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고 정예진 학생 어머니 박유신 씨가 안산 단원고등학교를 찾았습니다.

5년이 흘렀는데도 학교 안팎을 거닐면 딸 예진이의 기억은 여전히 선명합니다.

[박유신/故 정예진 학생 어머니 : 제가 예진이를 자주 (학교에) 태워다 주기도 하고. 올림픽 기념관이라고 있는데 친구들하고 춤 연습하고 하면…장소 장소마다 예진이가 있던 모습이 기억이 나서.]

꽃 피는 4월이면 딸의 모습은 더 또렷해집니다.

[박유신/故 정예진 학생 어머니 : 늘 생각이 나는데 특히 벚꽃 피고 4월, 우리 아이들이 수학여행 가기 전날 (더 생각이 나요.) 수학여행을 처음 가는 거였어요. 아이도 들떴고, 저도 덩달아서 들떴었거든요.]

아파할 수만은 없어 3년 전부터 용기를 냈습니다.

[박유신/故 정예진 학생 어머니 : 사람들이 어떻게 볼까. 아이 잃은 엄마가 무슨 코미디를 한다고 저렇게 무대에서…주변의 권유도 있고, 언제까지 죄인처럼 지낼 거냐. 나와야 하지 않느냐.]

5주기를 맞아 특별한 연극을 준비했습니다.

수학여행을 떠나기 전, 친구들과 모여 매주 장기자랑을 연습하던 딸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다른 유가족들에게도 이번 연극은 특별합니다.

[김도현/故 정동수 학생 어머니 : 남학생 교복 입고 그 역할 해보는 것도 아프지만 아이 생각으로 들어가서 할 수 있기 때문에. 애들이 이렇게 놀았겠구나, 이런 행동들을 했겠구나.]

5년 전 아이들과 나눴던 대화는 연극 대사가 됐습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엄마 아빠 삼일만 참아]

[도착해서 얼마나 좋은지 톡 보낼게]

아픈 기억이 떠올라 그만두고 싶을 때면 가족과 관객의 응원이 힘이 됐습니다.

[김순덕/장애진 생존학생 어머니 : 힘들어서 그만둘까도 했었는데, 애진이가 그러더라고요. 자기가 어머니들이랑 같이 할 수는 없지만, 내 친구들을 위해서 엄마가 좀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찬란했던 아이들의 그 시절을 연극으로 기억하며 유가족들은 그렇게 4월을 맞습니다.

[그러니까 괜찮아, 우리는 하나도 아프지 않아]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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