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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역사 교과서는 한국의 아픔을 감추고 있습니다"

"일본은 마치 자신이 한국의 근대화에 기여한 것처럼 역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일본에 필요한 일이었을 뿐이지 않나요."

중국 상하이에서 일본 나가사키로 향하는 바다 위 선상에서 환경재단과 일본 비정부기구 피스보트의 크루즈 프로그램인 제13회 '피스&그린보트'에 참여한 한국과 일본 시민의 양국 역사 교과서 비교 모임이 열렸습니다.

이 모임을 주최한 일본 영화감독 야마다 에이지 씨는 "한국과 일본 시민은 서로 다른 교과서로 배우기 때문에 역사 인식이 다르다"며 "3·1운동에 대한 기술 등 양국의 교과서가 어떻게 역사적 사실을 가르치는지를 비교하고 검증해보고자 자리를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야마다 씨는 "일본에서는 3·1운동 등 식민지 국가의 저항 운동을 가볍게 다룬 교과서를 많이들 채택해 가르친다"며 "이 교과서는 근대사 부분을 아주 짧게 다룬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는 "한국의 교과서는 고통을 겪은 역사적 사실을 자세하게 알리고 있지만, 일본 교과서는 조선 고유의 문화와 예술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지키려는 인물을 소개하는 등 일본에 유리한 쪽으로만 서술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이 마치 한국의 근대화에 기여한 것처럼 기술하는데 사실은 일본이 필요해서 그렇게 한 것"이라며 "일본은 이런 사실을 미화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각자의 교과서를 읽은 양국 시민은 일본 교과서가 일제의 침략과 그에 대한 저항 등의 역사적 사실을 의도적으로 감추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한 일본인 참가자는 "사실은 사실로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며 "일본이 전쟁 이후로 많이 변화했지만, 여전히 바뀌지 않은 일부가 정치 권력을 잡아서 이렇게 엉망이 됐다. 이대로 간다면 계속 오해하고, 서로 인식의 차이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해 다른 참가자들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박나영 양은 "양국에서 배우는 게 너무 다르다. 일본에서는 선조들이 저지른 역사적 잘못을 가리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일본의 일부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들은 교과서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인지하면서도 바꾸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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