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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국가직으로" 청원 20만 돌파…잠자는 법안 깨울까

<앵커>

이번 산불을 겪으면서 대부분 지방직인 소방관들을 국가직 공무원으로 바꿔 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요. 국민청원에도 20만 명 넘게 동의했는데 그렇다고 관련 법안이 쉽게 통과될 것 같은 상황은 아닙니다.

고정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현재 소방청 등을 제외한 소방 인력의 99%는 지방자치단체 소속 지방직 공무원입니다.

지자체 재정 자립도에 따라 소방 인력과 장비의 편차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서울처럼 재정자립도가 높은 지자체는 법정 기준에 근접한 인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이번에 산불이 난 강원이나 제천 참사를 겪었던 충북 등은 인력 부족 수준이 전국 평균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소방관 : 지방으로 갈수록 열악하죠. 개인 장비가 보급 안 되는 경우가 꽤 있다더라고요.]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바꿔 달라는 청와대 청원 글이 올라왔고 나흘 만에 20만 명 넘게 동의했습니다.

국가직으로 전환되면 소방관들의 처우나 장비가 대폭 개선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자치단체장과 소방청으로 이원화된 지휘체계도 단일화돼 대규모 재난 때 더 빠른 대응이 가능해집니다.

[박재성/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지금은) 강원도에서 불났을 때 (다른 지자체 소방이) 동원될 이유가 없어요. 소방청장이 그 얘기를 했습니다. '와 줘서 고맙다' '안 와도 되는데 와 줘서 고맙다'.]

하지만 소방관 국가직 전환은 지방 분권 흐름에 맞지 않는 데다 현재 국가직인 경찰에는 자치경찰제 도입을 시도하면서 반대로 소방만 국가직으로 바꾸려는 것은 서로 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재난 대비를 위해 소방을 국가직으로 전환하자면서 치안을 맡는 경찰은 지역 분권화한다면 상충 되지 않느냐는 겁니다.

현재 관련 법안이 2년 넘게 국회 계류 중인데 일부 야당 의원의 반대 의견도 있어 통과를 장담하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영상편집 : 김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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