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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급 센 바람에 속수무책…'양간지풍'이 뭐길래

<앵커>

이번 산불은 봄철 강원 영동지방에 부는 국지성 바람, 양간지풍이 주원인으로 꼽힙니다.

이 양간지풍이 뭐고, 왜 이렇게 불이 강하게 번져 간 건지 이경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도로를 달리는 차량 앞으로 불티가 휘몰아치고, 순식간에 주변은 걷잡을 수 없이 타들어갑니다.

불길은 강한 바람을 타고 도로를 위협합니다.

[(불이) 도로로 다 넘어왔어. 이거 어떡해? 다 넘어왔어, 다 넘어왔어.]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20m가 넘는 태풍급 바람. 이 지역에 국지적으로 부는 양간지풍입니다.

양양과 간성지역 사이에 부는 바람을 뜻하는 양간지풍은 주로 봄철 이 지역 산불 확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양양과 강릉 사이에 분다고 해서 양강지풍으로도 불립니다.

봄철 한반도는 남쪽은 고기압, 북쪽은 저기압의 형태를 보이고, 기압 차가 다른 때보다 크기 때문에 그 사이에 강한 서풍이 밀려옵니다.

이 서풍이 태백산맥을 따라 올라가면서 바람은 건조해지고 세기도 더 강해지는데, 사면을 타고 내려가 동해안 지역에 다다르면 바람이 폭포수같이 쏟아지는 겁니다.

[윤기한/기상청 통보관 : 바람이 통로를 따라 쭉 들어가는 식이에요. 그런데 백두대간에서 그 통로가 좁아지는 거예요. 물이 넓은 데를 흐르다가 좁은 데 흐르면 빨리 흐를 수 밖에 없잖아요. 그렇게 바람이 빨라지는 거예요.]

1996년 고성 산불, 2000년 동해안 산불, 천년 고찰 낙산사를 집어삼킨 2005년 양양 산불 모두 양간지풍이 화를 키웠습니다.

불이 시작될 무렵인 어제(4일)저녁 기상청 미시령 관측소에는 순간 초속 35.6m의 중형 태풍급 강풍이 관측됐습니다.

여기에 강원 영동 지역이 이틀 전 건조주의보에서 건조경보로 강화된 것과 맞물리면서 불길은 말 그대로 바람 같이 번져나갔습니다.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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