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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화재에 여기저기 도움 손길…재난 속 빛난 시민의식

<앵커>

불길이 삽시간에 번졌기 때문에 미처 손을 쓸 수 없었던 현장이 많았습니다. 조금이라도 빨리 대피하느라고 다들 정신이 없는 상황이었는데, 그 와중에도 남을 먼저 도우려는 따뜻한 손길이 있었습니다.

G1 김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취재진이 지나가려 하자 한 무리의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위험하다며 진입을 막습니다.

이들은 다름 아닌 음식점 배달원들로 혹시나 대피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을까 구하러 왔던 찰나였습니다.

[최고운/속초시 조양동 : 노인 등 사람들 대피 못하는지 확인하려고 돌아다니고 있거든요. (리조트에 가려고 하셨다가, 못 들어가고 계신 거예요?) 네, 그래서 다시 나가서 다른 곳에 있는지 돌아다니고 있거든요.]

다른 입주민들은 다 대피했지만 다가오는 불길을 막기 위해 일부 주민들이 남아 빌라 건물에 물을 뿌리며 집을 지킵니다.

강풍 속에 재가 휘날려 눈조차 제대로 뜨기 어렵지만 힘든 싸움을 이어갑니다.

[김창환/빌라 경비원 : 주민들은 다 대피했고, 우리는 남아서 물이라도 뿌리면 좀 이제 덜 타지 않나….]

불이 번지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현장을 찾아온 사람들도 있습니다.

팔을 걷어부치고 맨손으로 나뭇가지 등을 들어 사방으로 튀는 불씨를 잠재웁니다.

[김봉래/속초시 조양동 : (주민이세요?) 아뇨, 집은 멀어요. 불이 번지지 못하게 끄려고 왔죠.]

뜬 눈으로 밤을 지샜던 이재민들을 위해 하루동안 무상으로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식당 주인도 나타났습니다.

아름다운 기부에 동참하겠다며 후원을 자처하는 시민들도 있습니다.

[김옥이/식당 주인 : 계좌번호 달라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 마음만이라도 감사하고, 정말 이런 분들이 있어서 행복 해요.]

화마가 시내를 에워싸고 행정력이 마비된 가운데에서도 남을 위해 발 벗고 나선 사람들의 아름다운 시민 의식이 돋보였습니다.

(영상취재 : 홍성백·유세진·이광수·신현걸·권순환 G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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