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또 땅콩 악몽?" 대한항공 알레르기 승객 대처 미흡 '논란'

대한항공이 땅콩 알레르기를 지닌 10대 소년의 항공기 탑승을 거부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대한항공 측은 유감을 표하며 '땅콩 서비스' 중단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26일, 미국 피플 지 등 외신 매체들은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 사는 파텔 형제가 대한항공과 미국 델타항공이 제휴해 운항하는 항공기 여정 중 겪은 황당한 일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푸자 파텔 씨의 아들 15살 라케시 파텔과, 16살 프라자카 파텔 형제는 최근 할아버지를 문병하기 위해 애틀란타에서 서울을 경유해 필리핀 마닐라로 향할 예정이었습니다.  
평소 심한 땅콩 알레르기를 가진 프라자카 군은 서울 출발-마닐라 도착 항공기에 탑승하기 전 대한항공 직원에게 자신의 상태를 밝혔습니다. 심한 땅콩 알레르기 환자는 자신이 직접 땅콩을 먹지 않더라도 주변 사람이 섭취해 향을 맡거나 땅콩 부스러기가 몸속으로 들어오면 심한 발진과 호흡 곤란 등의 증세를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 없이 떠나는 긴 여정인 탓에, 파텔 형제는 탑승권 예약 단계부터 항공사 측에 이미 여러 차례 주의를 당부했던 것입니다.

프라자카 군은 비행기 탑승 전 "알레르기가 심해 비행기에서 땅콩 서비스를 하지 않아 줄 수 있겠냐" "승객들에게 땅콩을 먹지 말아 달라고 미리 공지해줄 수 있겠냐" "비행기에 미리 탑승해 자리를 정돈할 수 있겠냐"고 물었습니다.

직원은 "괜찮다.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고 프라자카 군도 안심하며 비행기에 탑승하려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곧이어 다른 승무원이 프라자카에게 다가가 "다른 승객들도 간식 서비스를 누려야 한다"면서 "어쩔 수 없이 항공기 운항 중 땅콩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비행기에서 내리든지, 땅콩이 서빙되는 것을 감수하고 그냥 타고 가든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프라자카 군은 당혹스러웠습니다. 앞서 애틀란타에서 서울로 향하는 델타항공에서 프라자카 군은 같은 요청을 해 받아 들여졌고, 무리 없이 비행을 마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프라자카 군은 다른 선택이 없는지 요구했지만 직원이 셔츠를 잡아당겨 비행기에서 내리게 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습니다.

결국 파텔 형제는 마닐라행 대한항공 탑승을 포기하고 서울에 머물다 애틀란타로 다시 돌아가야 했다고 전했습니다. 파텔 가족은 항공사 측에 환불과 보상을 요구했습니다. 
대한항공 측은 사과와 유감의 뜻을 알렸습니다. 외신들은 대한항공이 전한 입장문을 보도하며 "땅콩·음식 알레르기는 항공산업의 이슈 중 하나"라면서 "어떤 항공사도 알레르기가 전혀 없는 환경을 보장할 수는 없지만, 안전하고 실현 가능하게 이 문제를 처리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또 "식품 알레르기가 있는 승객들이 직면하는 위험을 극복하고 향후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델타항공도 "파텔 가족에게 고통을 안겨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델타항공과 파트너사인 대한항공은 가족과 대화를 하는 등 이번 일을 둘러싼 모든 프로세스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2017년에도 땅콩 알레르기 환자에게 마카다미아 견과류가 포함된 기내식을 제공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당시 4살 아이와 함께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은 아들이 심한 땅콩 알레르기가 있다고 알렸지만 기내식 서비스 중 제공된 마카다미아를 먹어 호흡곤란으로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기내방송으로 의사를 수소문해 아이의 상태를 진정시킬 수 있었지만, 대한항공 측은 마카다미아는 땅콩과 달라 서비스상 문제가 없다고 책임을 회피해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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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People 사이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