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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안 보내면 불안"…불안 근원은 '18번 바뀐 대입제도'

<앵커>

평이 좋은 학원에 우리 아이를 보내면 성적이 오르진 않을까. 저도 많이 들어봤었는데 학부모라면 당연히 생각해본 문제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 아이만 학원에 안 보낸다는 건 너무 불안하죠.

학원에 길들여져버린 불안감 그 시작점은 어딘지 이슈 취재팀 최재영 기자가 하나씩 짚어드리겠습니다.

<기자>

학원에 보내는 이유, 이렇게 다양한 이유들 중에서 많은 사람들은 '불안'을 꼽습니다.

서울 대치동이 어떻게 사교육 1번지가 됐는지 변천사를 보면 이 불안의 근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530년 된 은행나무, 105세대가 모여 살던 조그마한 농촌, 한티골 입구를 지켜봤습니다.

600년 역사의 옛 마을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은행나무만이 기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1970년대 강남 개발, 그제 서야 수도와 전기가 들어온 대치동에 강북에 있던 명문고들이 이전하고 아파트들이 지어지기 시작합니다.

학교를 따라 이주한 중산층들이 모여 살기 시작하고 1980년 후반부터 민주화운동 전력 탓에 회사 취업이 어려운 운동권 학생들, 그리고 전교조 출신 선생님들이 대치동에 학원 강사로 들어옵니다.

1992년 학원 수강 금지가 풀리고 1994년 수학능력시험이 도입되면서 교육열에 대한 수요와 불안을 스타 강사진과 대형학원들이 파고들면서 대치동은 1천여 개의 학원이 밀집한 대한민국 사교육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입시제도가 변할 때마다 대치동 학원가의 몸집이 커졌습니다.

입시제도의 변화, 축구 골키퍼의 행동으로 설명하는 전문가들이 있습니다.

골키퍼는 가운데 가만히 있어도 골을 막을 수 있는 확률이 1/3로 좌우로 움직일 때와 같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있다가 골 먹으면 비난받으니까 이렇게 움직이게 되죠. 이를 '행동편향'이라고 하는데 교육 정책이 그렇다는 주장입니다.

정부가 바뀌면 교육 정책을 바꿀 수 있지만 보시는 것처럼 너무 잦다는 게 문제입니다.

1945년 이후 대입제도는 큰 틀만 무려 18차례나 바뀌었고 세세한 변화까지 따지면 세기도 어렵습니다. 입시 불안의 근원이기도 합니다.

100년은 고사하고 단 10년 만이라도 이어갈 정책을 만들 방법은 없는 건지 김민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 복잡한 대입, 컨설팅 학원 급증…정책 일관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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