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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보고서에도 "지진 유발", 지진 63차례에도…경고 무시

<앵커>

그동안 포항 지진을 막을 수 있는 기회는 있었습니다. 발전소 짓기 전에 만든 정부 보고서에 지열발전소가 지진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고 실제로 땅에 물을 넣은 뒤 작은 지진이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런 경고들을 계속 외면했습니다.

노동규 기자입니다.

<기자>

2008년 환경부 용역보고서입니다. 지열 시스템이 끼칠 환경 영향 가운데 '지진 유발'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열수를 꺼내거나 다시 넣을 때 지진 빈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겁니다.

2012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보고서에는 특히 포항 지열발전소와 같은 EGS, 심부 지열발전의 경우 미소 진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나옵니다.

2006년 스위스 바젤서 지열발전을 시작한 뒤 지진이 30여 차례 일어나 사업이 취소된 사례도 들었습니다.

정부도 이런 사실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대책은 발전소 진동이 유발할 민원 발생을 막는 수준의 '관리 방안'이 고작이었습니다.

실제 지진이 일어났을 때도 바뀐 것은 없었습니다.

2016년 12월 규모 2.2 지진을 시작으로 모두 63번, 심상치 않은 지진이 계속됐지만, 정부는 보고를 받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겁니다.

[이진한 교수/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 이게 경고가 몇 번 있었어요. 2017년 4월 15일에 규모 3.1 지진이 납니다. 스위스 같으면 3.4에서 다 멈추고 조사를 했거든요. 이때 멈추고 조사를 해야 했습니다.]

설마 하는 무사안일주의와 당장의 성과에 급급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이번 포항 지진 연구 결과는 말해줍니다.

(영상편집 : 소지혜, CG : 서승현, VJ : 한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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