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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 살아있는 전설, 임영희가 밝힌 은퇴 이유는?

[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4:20 ~ 16: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9년 3월 22일 (금)
■ 대담 : 임영희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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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성우 감독 '눈물의 인터뷰', 보고 나서 나도 눈물 흘려
- 매 시즌마다 농구 그만두고 싶단 생각해…동료들이 원동력
- 은퇴, 2년 전부터 고려…스스로 아쉬웠던 경기 많아
- 은퇴 후 아산 우리은행 코치로 활동할 예정


[위성우 / 우리은행 감독 (3월 18일, 플레이오프 3차전 종료 후 인터뷰)]

마무리를 잘했으면 했는데, 나이가 40이 되도록 저한테 욕을 먹으면서도 아무런 내색도 안 하고, 그런 부분은 제가 영희한테 미안했고….

▷ 김성준/진행자: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3차전이 끝난 뒤에 있었던 아산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의 인터뷰, 방금 들으셨습니다. 위 감독이 거의 통곡하는 수준으로 눈물을 쏟았는데요. 이 날 경기를 끝으로, 오랜 시간 팀의 에이스로 활동해온 임영희 선수가 은퇴를 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여자 프로농구 사상 최초 정규리그 600경기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고 이제 20년간의 선수 생활을 끝내고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습니다. 오늘 인터뷰에서는 여자프로농구의 살아있는 전설, 임영희 선수를 직접 연결해서 말씀 한 번 나눠보겠습니다. 임영희 선수 안녕하십니까.

▶ 임영희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선수:

네.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그 동안 참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지난 18일, 20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날이었는데요. 닷새 동안 은퇴한 선수로서의 생활, 실감이 나시나요?

▶ 임영희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선수:

아니요. 아직 실감은 안 나고요. 평소와 같이 시즌 끝나고 휴가 보내는 느낌이에요.

▷ 김성준/진행자:

휴가 보내는 느낌이라면, 그나마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 경기 빨리 가야 하는데 늦었네. 이런 생각 같은 건 안 나시겠네요.

▶ 임영희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선수:

네. 그렇죠. 알람 시간 안 맞추고 자유롭게 제가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밥도 먹고 싶을 때 먹고. 이런 생활을 하는 기간인 것 같아요.

▷ 김성준/진행자:

밥 얘기 하시니까. 식사가 선수 생활 하면서. 아무래도 여러 가지 조절을 해야 하잖아요. 영양분도 그렇고. 닷새 동안 마음껏 푸셨어요?

▶ 임영희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선수:

네. 숙소 생활 할 때는 시간을 딱 맞춰서 규칙적으로 식사를 했었거든요. 지금은 그렇게 시간 정하지 않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음식 같은 것도 별로 가리지 않고 챙겨 먹고. 이렇게 하는 편인 것 같아요.

▷ 김성준/진행자:

좋으실 것 같습니다. 18일 날 마지막 경기, 끝난다는 신호가 딱 울린 다음에, 그 직후에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 임영희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선수:

일단 경기할 때는 평소와 같이 했던 것 같고요. 그리고 경기 당일 날 오전부터 기분을 뭐라고 표현하기는 그렇지만 많이 다르기는 하더라고요. 좀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경기 끝나고 나서는 '이제 진짜 나는 농구 게임은 끝이구나. 코트에서 뛸 수 있는 것은 끝이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약간 울컥한 마음은 있었던 것 같아요.

▷ 김성준/진행자:

당연히 그러시겠죠. 제가 듣기로는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이 6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했을 때도 눈물 같은 것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평소에도 호랑이 감독이고 아주 엄하기로 유명한 분이라고 하던데요. 우는 것도 그냥 우신 게 아니라 그냥 펑펑 우시더라고요. 인터뷰 때. 왜 그렇게 우신 것 같아요?

▶ 임영희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선수:

일단은 저희가 챔프전 진출을 못해서 그 부분이 가장 서러우셨을 것 같고요.

▷ 김성준/진행자:

그건 아닌 것 같은데요.(웃음)

▶ 임영희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선수:

저는 영상을 처음에는 못 봤고요. 후배 선수들에게 얘기만 들었어요. "감독님이 인터뷰 할 때 울었대요." 하고, 얘기만 저는 전해 들었거든요. 좀 시간이 지나서 기사가 올라온 것을 읽으면서 감독님이 하셨던 말씀을 보면서 저도 그 때 눈물이 나서 울었던 기억이 나요.

▷ 김성준/진행자:

제가 봐도 울컥할 정도니까, 본인이 보셨으면 오죽했겠습니까. 저는 위 감독 인터뷰 중에 깜짝 놀란 게, "나이가 40이 되도록 저에게 욕을 먹으면서도,"라는 부분이에요. 저는 임 선수가 나이가 그렇게 되신 줄 몰랐어요.

▶ 임영희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선수:

네.(웃음)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지금 현역도 그렇고, 과거에 뛰었던 선수들 포함해서. 마흔 살까지 여자프로농구에서 활동하신 분들이 또 있습니까?

▶ 임영희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선수:

많지는 않은데요. 거의 40살까지 했던 분은 두 분 정도는 있었던 것 같아요.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아까도 잠깐 말씀하셨지만. 이번에 마지막 은퇴 경기를 사실 18일 경기가 아니고 통합우승자를 가리는 경기에서 마무리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이런 생각 드실 것 같은데.. 아쉬우시죠?

▶ 임영희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선수:

네. 일단은 제가 챔프전을 못 뛰고 은퇴를 해서 아쉽다기 보다는요. 일단은 저희가 6년 연속 우승을 했고 7연패에 도전하고 있는 시기였고. 그리고 그게 저희가 팀에서 이루려고 했던 목표가 달성을 못 한 부분에서 팀 성적에 관해서는 정말 아쉬운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은퇴하는 시즌으로 봤을 때는 저는 아쉬움 없이 그래도 제가 하고 싶었던 경기를 마음껏 할 수 있었던 시즌이었던 것 같아요.

▷ 김성준/진행자:

자, 1999년 프로 데뷔 이후, 600경기 출전 기록. 그런데 600경기 출전하면서 특히나 지난 10시즌 동안 4경기밖에 결장한 경기가 없었다고요? 우리가 학교 졸업할 때 상 주는 것 중에서 제일 좋은 상이 개근상이라고 하잖아요. 개근상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의미가 있는 건데. 그동안 중간 중간에 슬럼프도 있고 그러지 않았나요?

▶ 임영희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선수:

네. 슬럼프도 있었고요. 슬럼프가 있었을 때는 혼자 그것을 이겨냈다기 보다. 감독, 코치님의 조언도 많이 들었었고. 그리고 저희가 농구라는 스포츠가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보니 같이 뛰는 팀 동료 선수들이 많고.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과 같이 제가 안 되는 플레이에 대해 연구하고 조언도 얻고. 이러면서 그런 부분은 그렇게 이겨냈던 것 같아요.

▷ 김성준/진행자:

나는 정말 더 이상 농구 못하겠다, 관두겠다. 그런 생각이 든 적도 아마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 임영희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선수:

많았어요. 시즌에 한 번씩은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힘든 시기가 있고 제가 농구가 잘 안 풀리거나 팀 성적이 안 좋을 때는 매 시즌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 김성준/진행자:

그런 마음이 들 때마다 계속 버티게 해준 원동력은 뭐였습니까?

▶ 임영희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선수:

일단 제가 이루고 싶었던 그 순간순간의 목표도 있었던 것 같고요. 그리고 제가 힘들 때 놓고 나가버리면 분명 나가서도 운동 생활 끝나면 그 부분을 계속 생각하고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이 한 편으로는 들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힘들 때 이것을 못하겠다고 놓고 나가는 것은 아니고. 그래도 일단 내가 지금까지 해왔었고, 지금까지 내가 제일 잘 하는 게 농구이기 때문에. 이것으로 끝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다시 한 번 마음을 먹고, 마음을 먹고. 이렇게 견뎠던 것 같아요.

▷ 김성준/진행자:

그래도 참 600경기라는 게 참 쉽지가 않은 일인데. 그런 마음을 번번이 먹는다는 것 자체도 참 놀랍다는 생각이 드네요. 임 선수의 별명, 아시죠?

▶ 임영희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선수:

네.

▷ 김성준/진행자:

어떤 별명입니까?

▶ 임영희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선수:

저는 솔직히 특별히 별명이 없었는데. 우리은행 와서 팬들이 '임브론'이라고 많이 불러주셔서. 그래서 그것 하나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청취자들을 위해서 '임브론'이라는 별명 좀 설명해주시겠습니까?

▶ 임영희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선수:

일단 미국의 NBA 선수 중에 르브론 선수가 있어서. 그 선수의 이름을 저에게 붙여서 '임브론'이라는 별명을 저에게 붙여주시더라고요.

▷ 김성준/진행자:

르브론 제임스. 이 선수도 임 선수만큼 대단한 선수인 모양이죠?

▶ 임영희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선수:

저는 솔직히 비교할 수 없는, NBA에서는 최고의 선수이기 때문에. 저는 그런 별명을 붙여주신 것에 대해서 고맙고 감사하고 영광인 것 같아요.

▷ 김성준/진행자:

오히려 이제까지의 기록이나 실력으로 봐서는 '임브론'이 아니라 '영희 제임스'라고 그 쪽이 별명을 가지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웃음)
사실 아직 더 뛸 수 있는데 왜 은퇴하느냐, 이런 얘기도 많았던 것 같아요. 왜 은퇴를 하시게 됐는지 설명 좀 해주실 수 있어요?

▶ 임영희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선수:

일단 제가 은퇴는 2년 전부터 생각을 했었던 부분이고요. 또 앞으로 1년, 2년 정도 더 할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제가 선수 생활 이어간다고 하면 할 수는 있는데. 그래도 제가 조금 코트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을 때, 이런 최고의 모습을 보이고 있을 때 은퇴하는 게 가장 제가 바랐던 은퇴고,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선수 생활을 하면서 계속 해왔거든요. 그래서 그 시기가 지금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을 해서 이번 시즌 끝나고 은퇴를 하는 게 시기적으로 맞는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은퇴를 좀 더 결심하게 된 것 같아요.

▷ 김성준/진행자:

사실 정상에 있을 때 버릴 줄 알아야 한다, 내려올 줄 알아야 한다. 이런 얘기들은 우리가 쉽게 합니다만. 그걸 마음먹기는 쉽지가 않거든요. 주저하거나 내가 꼭 굳이 이래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드신 적도 있으실 것 같은데요.

▶ 임영희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선수:

작년 시즌 끝나고 원래는 제가 은퇴를 하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감독님과 면담하고 얘기를 나눠본 결과 1년을 더 하기로 결정했던 부분이 있었고. 작년에도 제가 시즌 중에는 그래도 조금 제가 생각할 때는 아쉬웠던 경기가 많았기 때문에, 제가 보여줬던 게 많이 없다. 이런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 때도 조금 내려가는 상황이라는 느낌을 받았었고. 올해도 최선을 다해서 했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이가 있다 보니 코트장에서 보여주는 모습들이 점점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이 가장 적기라고 생각했고. 이렇게 저에게 의미가 있는 시즌이고 600경기 이런 경기가 있었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시즌을 마무리하면서 은퇴를 하는 게 가장 좋다는 생각을 해서 제가 결심을 한 것 같아요.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이미 많은 말씀해주셨겠습니다만. 여자프로농구를 꿈꾸는 후배들, 또는 지금 열심히 뛰고 있는 후배들에게 은퇴를 하면서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임영희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선수:

일단 농구를 꿈꾸고 있는 선수들에게는 농구라는 스포츠가 보는 것도 재밌지만 몸으로 직접 하면 정말 재미를 많이 느낄 수 있는 스포츠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농구를 좋아하고 관심이 있는 선수들이라면 이 매력을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해서. 끝까지 노력하면 자기가 원하는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까. 그런 마음가짐으로 도전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그리고 그냥 농구계를 떠나는 게 아니라 아산 우리은행 코치로 활동하신다면서요?

▶ 임영희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선수:

예.

▷ 김성준/진행자:

그러니까 우리가 임 선수를 아예 못 보거나 그런 건 아니겠네요.

▶ 임영희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선수:

네. 맞아요.

▷ 김성준/진행자:

잘 됐습니다. 아까 위성우 감독께서 펑펑 우는 목소리를 저희가 들려드렸습니다만. 사실 위 감독뿐이겠습니까. 많은 후배나 팬들도 못지않게 눈물을 많이 흘리면서 아쉬워했을 텐데. 그런 아쉬움 너무 많이 남지 않게 코치로서도 많이 활약을 해주시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 임영희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선수: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임영희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선수: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여자프로농구의 전설, '임브론' 아산 우리은행 임영희 선수와 말씀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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