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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비싼데…" 미세먼지 마스크 구매도 '빈부 격차'

<앵커>

미세먼지 범부처 사업단이 국내 초미세먼지가 심한 날, 그 절반은 중국의 영향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며칠 괜찮나 싶더니 오늘(20일) 여드레 만에 전국적으로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졌는데 이렇게 뿌연 날에도 마스크를 사기 어려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숨 좀 편히 쉽시다, 오늘은 '환경 불평등' 문제로 접근해봤습니다.

김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린 날, 고등학생 김 모 양은 집 근처 약국을 찾았습니다.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를 이것저것 비교하다가 가장 싼 제품을 고릅니다.

[김 모 양/고등학생 : 다른 건 하나당 2,500원 많이 비싸면 하나당 3,500원까진데 (이건) 세 개에 6천 원이라고….]

저소득층 가정의 김 양에게는 일회용 마스크가 사치품 같습니다.

[김 모 양/고등학생 : 저는 경제적으로 기초생활 수급자예요. 다른 데 써야 될 돈을 마스크에 다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천의 한 쪽방촌을 둘러봤습니다.

[김정자/인천시 만석동 : 빨지도 못하고 한 번 쓰고 버려야 하잖아요. 아무리 좋아도 부담이 가죠.]

쓴다 해도 차단 효과가 없는 면 마스크를 빨아서 쓰고 있습니다.

[석근식/인천시 만석동 : (마스크 오늘 안 쓰셨어요?) 있어요. 있는데. 금방 썼다가 벗어놨지, 이런 거 빨아서 써요. (얼마나 쓰셨어요?) 한두 번 썼다가 빨고 그렇지 뭐.]

전국 17개 시도별로 미세먼지 마스크 보급 사업을 살펴봤습니다.

경기와 강원, 충북, 울산, 세종, 제주 이렇게 6곳은 올해 마스크 지원 예산이 아예 없습니다.

다른 지자체들은 버스나 어린이집, 노인복지관에 무료로 마스크를 비치하고 있기는 한데 기초 생활 수급자 같은 경제적 취약계층은 빠져 있습니다.

제도에 허점이 있었습니다. 지난달 시행된 미세먼지 특별법을 보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취약계층을 영유아와 노인, 임산부, 기저질환자로 한정했기 때문입니다.

[이종태/고려대 보건과학대학 교수 : (경제적 취약계층이) 미세먼지의 책임에 있어서 경제적으로 덜 취약한 계층에 비해선 책임이 덜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연구 결과를 보면 좀 더 많은 피해를 받고 있고요.]

미세먼지가 심한 날 이렇게 누구나 마스크를 쓸 권리는 이제는 건강권이라는 기본권의 문제로 접근할 때입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이승희, VJ : 정영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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