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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 분석해보니…활성화된 단층에 '구멍' 뚫고 물 주입

<앵커>

그럼 오늘(20일) 나온 내용을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서 조금 더 쉽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것이 지진 난 지역 근처에 있던 문제의 지열 발전소입니다. 탑처럼 생긴 것이 발전기인데 그 아래로 땅속 4km까지 파이프가 묻혀 있습니다. 빨대처럼 생긴 긴 관을 통해서 땅속으로 물을 집어넣는 겁니다. 깊은 땅속은 섭씨 150도가 넘을 정도로 뜨겁습니다. 그럼 들어간 물이 끓고 증기가 생깁니다. 그 뜨거운 물과 증기로 땅 위에 있는 발전기를 돌려서 전기를 만드는 것이 바로 지열발전입니다. 그런데 발전소가 있던 땅 아래 문제가 숨어 있었습니다. 위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땅속이 갈라져 있는 것을 단층이라고 하는데 집어넣은 물이 그 틈으로 계속 스며든 겁니다. 물이 계속 아래로 들어가면서 결국 흘러 들어간 물이 많아지고 쌓이면서 결국 그것이 단층을 흔들어서 보시는 것처럼 지진을 일으키게 된 것입니다.

조사를 통해서 이런 결론이 나오기까지 과정을 계속해서 정구희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포항 지진 직후 이목은 지열발전소에 집중됐습니다.

스위스에서도 지열발전 때문에 지진이 일어난 전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2016년부터 포항 흥해읍의 지열발전소 근처에서는 이전에는 없던 작은 지진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작은 지진들의 발생 시기를 살펴보니 지열발전소가 5차례 물을 주입했던 시기와 일치했습니다.

땅속에 물을 주입할 때 규모 3 미만의 지진이 일어난다는 것은 이미 학계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규모 5를 넘는 강진의 원인을 지열발전에 두는 데 대해서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정부 조사연구단은 작은 지진들이 정확히 어디서 발생했는지 분석했습니다.

지열 발전소는 물을 주입하는 지열정 2개를 지하 4km 깊이까지 뚫었는데 규모 5.4의 본진은 물론 그전에 일어났던 작은 지진들 모두 지열정 주변에서 일어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2번 지열정은 아예 지진을 유발한 단층을 관통하고 있었습니다.

시추 과정에서 캐낸 땅속의 돌들도 단층에서 나오는 단층 암 성분이었습니다.

지열발전소가 지진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활성화된 단층 위에서 강한 압력으로 물을 주입하고 있었던 겁니다.

[쉐민 게/정부조사연구단 해외조사위원회 : 지열발전소의 물 주입이 포항지진의 본진까지 일으킨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외부 산업활동에 의해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는 단층이 무수히 많이 존재하는데 직접 땅을 파기 전까지는 존재를 증명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설민환, 영상편집 : 박진훈)       

▶ "지열발전 물 주입이 '포항 지진' 촉발"…환호한 포항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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