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단속 뜨면 돈 찔러주자"…비호·유착 속 불법 영업

소매업으로 신고한 '몽키뮤지엄'…작년까지 영업

강청완 기자 blue@sbs.co.kr

작성 2019.03.19 20:47 수정 2019.03.21 13:3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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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보고 계신 화면은 가수 승리가 지난 2016년, 그러니까 클럽 버닝썬 생기기 전에 주변 사람들과 함께 서울 청담동에 문을 열었던 '몽키뮤지엄'이라는 주점의 모습입니다. 방금 보신 대로 화려한 조명 아래서 사람들이 음악에 맞춰서 춤을 추고 있는데, 가게 안에서 그렇게 영업을 하려면 반드시 유흥주점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승리는 강남구청에 소매업으로만 신고를 하고 지난해까지 사실상 불법 영업을 계속해왔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나눈 대화를 보면 몰라서 그렇게 했던 게 아니라 뭔가 믿는 구석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꽤 오래전부터 사회 공권력이 연예계의 뒤를 봐줬다는 의심이 드는 대목인데 공권력의 묵인과 특혜 속에서 그동안 더 큰 범죄가 자라났다는 지적입니다.

강청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청담동의 한 건물. 가수 승리와 지인들이 운영했던 술집 몽키뮤지엄이 있던 장소입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몽키뮤지엄 내부 파티 영상에는 DJ가 음악을 틀고 손님들이 춤을 추는 모습이 나옵니다.

이런 식으로 영업을 하려면 유흥주점으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건축물대장을 직접 떼 봤더니 유흥주점이 아니라 소매업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한창 개업을 준비하던 지난 2016년 3월, 승리와 정준영이 있는 단체 채팅방에서는 이런 대화가 오갔습니다.

춤추거나 무대 연출은 불법이지만, 법으로 제재하기가 애매해서 다들 쉬쉬한다고 말합니다.

승리는 한술 더 떠 단속 뜨면 돈 좀 찔러주자, 이렇게 하면 불법의 길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해당 지역은 주거지라 유흥주점을 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불법으로 유흥주점처럼 영업하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화들입니다.

이 대화 4달 뒤 몽키뮤지엄이 개업합니다.

첫날 매출이 5억 원에 달했다는 대화 내용도 나옵니다. 물론 개업 첫날 매출이기는 하지만, 단순한 동네 주점이라고 하기에는 매출액이 워낙 큽니다.

이들의 이런 불법·변칙 영업은 몽키뮤지엄이 폐업한 지난해 8월까지 계속됐습니다.

업종 위반으로 구청 단속에 걸린 것은 지난 2016년 12월, 단 한 차례. 과징금 4천만 원이었습니다.

지난해 4월과 8월에도 구청 단속에 단속에 걸렸지만, 종업원 건강검진 미실시, 가격표시제 미이행과 같은 형식적인 내용뿐이었습니다.

[몽키뮤지엄 전 직원 : (단속당하고 이런 적 혹시 있었나요?) 단속이요? (보통 단속을 한다면) 업장 안까지 들어와서 막 정신없게 (단속하고) 이래야 하는데 그랬던 적을 본 적이 없어요.]

[강남구청 공무원 : 저희가 (단속을 나가서) 보면, 그 (춤추는) 행위가 없으면 못 잡아요. 가서 현장이 있으면 무조건 잡는 건데, (상황이) 없으면 못 잡아요.]

하지만 사람들이 술 마시고, 춤추는 동영상을 여기저기 퍼 나르며 광고하는 것을 뻔히 알 수 있는데도 그 현장을 적발하지 못해 단속을 못 했다는 해명은 설득력이 없어 보입니다.

게다가 '몽키뮤지엄'에 대해 식품위생법 위반 신고가 들어오자, 이른바 경찰총장으로 불리던 윤 총경이 수사 과정을 알아보는 등 이들 영업의 뒤를 봐준 의혹도 있습니다.

이런 유착 아래 단속을 비웃으면서 불법 영업은 계속됐고 이를 발판삼아 지난해 2월 더 큰 무대인 클럽 버닝썬을 열었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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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연예계와 공권력 유착비리 계속 취재하고 있는 끝까지판다팀의 강청완 기자와 이 내용 좀 더 이야기해보겠습니다.

Q. 불법 알면서 거리낌 없이 진행…배후 믿었나?

[강청완/끝까지판다팀 기자 : 전혀 거리낌이 없고 법이 허술하다며 비웃습니다. 제도가 애매하고, 단속이 허술한 탓도 분명히 있기는 한데, 이들의 대화를 보면 뭔가 믿는 구석이 있다, 도와줄 누군가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납니다. 앞서 이른바 경찰총장 카톡 전해드렸는데 다른 경쟁업소에서 신고를 해도 이 경찰총장이 해결을 해줄 것이다라는 내용 이 내용이 오간 것이 날짜를 확인해보니 몽키뮤지엄이 문을 연 다음날입니다. 그러니까 단속이 들어와도 피해갈 수 있다, 대처할 수 있다는 자신감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Q. 구청 단속 제대로 이뤄졌나?

[강청완/끝까지판다팀 기자 : 구청에서 단속은 모두 3차례 했습니다. 2016년 12월에는 제대로 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 1개월 영업정지 당하고, 과징금도 4천만 원을 냈습니다. 그런데 이후에도 다시 불법영업을 합니다. 이후 처분이 2번 더 있었지만, 매출 규모에 비해서 처분은 정말 미미했습니다. 열심히 단속한다고 하는데 사실 지난 2016년, 2017년 이때 몽키뮤지엄은 젊은층에서는 웬만큼 다 아는 유명한 힙합라운지였습니다. 영상 보신것처럼 인터넷만 들어가봐도 불법 영업인지 바로 확인할 수 있는데, 과연 단속을 제대로 하기나 한 것인지, 정말 카톡방 대화처럼 뇌물을 받았던 것인지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대화 내용을 보면 해당 영업장의 일 매출이 엄청난데 과연 그 매출을 제대로 다 신고했을지 과세 당국에서는 제대로 세금을 징수했는지 한번 확인할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Q. 잇따른 비호·유착…자신감 얻었나?

[강청완/끝까지판다팀 기자 : 일련의 과정을 보면 당시 확실히 처벌되지 않았기 때문에 3년이 지나는 동안 불법 행위가 더 대담해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서 충분히 덮을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국회에서도 연예계와 공권력 유착비리에 대한 지적이 나왔는데, 대정부질문에서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SBS 보도로 처음 알려진 대화방에서 연예인들이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경찰이 비호한 의혹까지 드러났다며 정부를 질타했습니다. 특히 SBS 보도 이후에도 검찰이 정준영 씨 압수수색을 미룬 것에 대해 증거인멸의 시간을 준 것 아니냐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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