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악화로 회항 뒤 '악몽'으로 변한 패키지 여행

하나투어 "천재지변 등 일정 변경될 수 있다" 반박

정다은 기자 dan@sbs.co.kr

작성 2019.03.17 20:40 수정 2019.03.18 17:2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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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외여행할 때 패키지 여행 많이 하시죠, 자유여행보다 편하고 또 안전하다고 생각해서 선택하실 텐데요, 믿고 떠난 패키지 여행에서 가이드가 여행객들만 현지에 남겨두고 떠난다면 얼마나 막막할까요.

'제보가 왔습니다'에서 정다은 기자가 황당한 사연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월 최 씨 부부는 아이들을 데리고 캐나다로 첫 해외 여행을 떠났습니다.

패키지 일행 12명이 함께 벤쿠버를 거쳐 옐로나이프로 간 뒤 현지 가이드와 합류하는 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벤쿠버 공항을 떠나 옐로나이프로 가던 중 기상 악화로 비행기가 회항했고 악몽이 시작됐습니다.

[최 모 씨/하나투어 패키지 여행객 : 가이드가 옐로나이프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정상적으로 못 갔으니까. 알 거 아닙니까. 근데 가이드도 연락이 안 되고요.]

결국 일행은 공항에서 단체 노숙을 해야 했습니다.

[최 모 씨/하나투어 패키지 여행객 : (공항) 의자에 대충 누워서. 우리 작은 애 같은 경우는 불안해서 울먹울먹 거리면서 오줌도 싸고 이랬거든요.]

가까스로 하나투어와 연락이 닿아 벤쿠버에서 가이드를 만났지만 안심도 잠시 황당한 제안이 돌아왔습니다.

옐로나이프 관광 일정 대신 사비로 자유여행을 하라며 동의서를 내밀었습니다.

[천 모 씨/하나투어 패키지 여행객 : 식사비도, 호텔비도 지원 안 되고. 우리가 알아서 그냥 하라는 거죠. 말이 안 되잖아요. 패키지로 간 건데 사비로 다하라 그러고.]

일행들이 모두 동의서 사인을 거부하자 하나투어 측은 일정 진행이 불가능하다며 아예 가이드를 철수시켰습니다.

[김 모 씨/하나투어 패키지 여행객 : (하나투어 측에서) 동의서에 사인 안 하면 거기 있는 현지 가이드를 철수해라. 그 시간부로 저희끼리 비용 추려내서 돌아다녔죠.]

[천 모 씨/하나투어 패키지 여행객 : 가이드랑 헤어지고 버려졌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는 그때부터 여행이 아니죠. 한국 가자, 그 생각밖에 없었고.]

여행객들은 귀국 후 상품 판매가 잘못됐다며 항의했지만 하나투어 측은 천재지변 등을 이유로 일정이 변경될 수 있고 여행 당시 현지 조건에 맞춰 최선의 옵션을 제공했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현지에서 철수한 건 제시한 조건을 여행객들이 거부했기 때문에 부득이한 선택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천재지변으로 일정 변경이 불가피했다 해도 대체 여행 일정은 내놓지 않은 채 사비 여행만 강요한 것이어서 무책임했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이승진, VJ : 김종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