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 "대북제재 강화하되 국제경제지원안도 만들어야"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이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기 위해 대북제재 강화뿐 아니라 남북경협 차원을 뛰어넘는 국제경제지원방안 마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가 보도했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지난 15일 미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한반도의 도전과 기회'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북한이 비핵화로 나간다면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어 "북미 상호 간에 오해가 생길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이에 따라 대북제재를 강화하는 것과 동시에 북한과 교류를 추구하는 것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 자체가 북한이 핵개발보다 경제발전에 치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의 경제발전을 이루기 위한 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2016년까지만 해도 '병진노선'에 따라 핵과 경제의 발전을 동시에 추구했지만, 현재는 김 위원장이 "어느 것을 지켜야 하지"라는 질문을 해야 하는 처지라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내놓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미국의 '글로벌 파워'와 남한의 '문화적 이해'가 합쳐져 대북 문제 해결에 강력한 콤비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이 한국의 방식에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하는 이유로 북한과 긴장을 완화하는 방법을 보여줬다는 점을 꼽았습니다.

그는 "2016년 한국은 대북 선제군사행동을 취할 것처럼 보였다"며 "그러나 문재인 정부 들어 긴장을 낮추고 대화 기회를 만들었으며, 한반도 국면이 군사적 행동에서 외교로 옮겨가도록 만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미국과 한국은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양국이 견해일치를 본 목표에 이르려 하면서도 다른 시각들을 갖고 있다"면서 "다른 파트너의 시각이 옳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노이 회담이 합의문 없이 끝난 원인 가운데 하나로는 김 위원장의 트럼프 대통령 처지에 대한 잘못된 평가를 지목했습니다.

그는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인물을 과소평가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절박한 위치에 있다고 과대평가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이번 일로 체면을 잃었다"며 "이를 만회하기 위한 미사일 시험 또는 내부적인 일 등 다른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냉전 시기인 1980년대 한국에서 근무한 '친한파 인사'로 통하며, 2016년 4월 연합사 사상 첫 흑인 사령관으로 부임해 2년 6개월여의 임기를 마치고 작년 11월 퇴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