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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미국판 '스카이캐슬'? 돈 주고 SAT 400점 올린 '위기의 주부'

[월드리포트] 미국판 '스카이캐슬'? 돈 주고 SAT 400점 올린 '위기의 주부'
▲ (왼쪽부터) 펠리시티 허프만, 로린 러프린, 윌리엄 싱어

드라마 '스카이캐슬'을 방불케 하는 초대형 입시비리가 미 본토에서 터졌다. 인기 TV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에 출연했던 스타부터 법조계와 재계의 주요 인사들이 자녀의 명문대 입학을 위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건네다 적발됐다. 입건된 부모만 33명, 브로커를 통해 오간 검은돈의 규모는 2천500만 달러(280억 원)에 이른다. 이들이 기를 쓰고 관문을 뚫어보려던 학교들은 동부 아이비리그인 예일대를 비롯해 서부의 내로라하는 명문 스탠퍼드대, UCLA대, 남가주대(USC), 남부의 텍사스대, 그리고 수도 워싱턴의 조지타운대까지 미 전역을 망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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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주고 SAT 400점 올린 '위기의 주부'

빗나간 자녀 사랑의 말로(末路)는 말 그대로 위기를 맞게 된 주부였다. ABC 방송 인기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에 출연한 TV 스타 펠리시티 허프먼 (사진)은 자선 단체로 위장한 재단에 1만 5천 달러를 기부했다. 이 돈을 챙긴 브로커는 허프먼의 큰 딸이 치른 미국판 수능, SAT의 답을 제3자로 하여금 고치게 하는 수법으로 400점을 올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작은딸에게도 같은 수법을 쓰려했지만 미수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허프먼과 함께 적발된 시트콤 '풀하우스'에 나온 배우 로리 러프린 (사진)은 체육특기생 방식을 조언받았다. 러프린은 패션 디자이너인 남편과 함께 두 딸을 남가주대 조정팀에 넣어주는 대가로 사례금 50만 달러를 전달한 혐의로 입건됐다. 실제로 건네진 돈의 일부는 남가주대 체육부 직원에게 건네졌다고 한다. 남가주대는 "대학이 관여한 바가 없으며 검찰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 '바늘 구멍' 체육 특기생도 돈으로 통과

미국인들이 가장 경악스러워하는 대목은 체육 특기생 선발에 돈이 개입했다는 점이다. 미국인의 스포츠 사랑은 유별나지만 그 가운데서도 유명 대학팀의 인기는 프로팀을 넘어설 정도로 상상을 초월한다. 바늘 구멍과 같다던 스포츠팀으로의 부정 입학은 돈으로 두드리는 순간 열렸다.

예일대 여자축구팀 전직 수석 코치는 40만 달러(4억 5천만 원)를 받고 부정 입학을 눈감아줬다. 심지어 이 학생은 고등학교 때까지 축구 선수도 아니었다고 한다. 이 코치가 부모들에게서 챙긴 돈은 120만 달러(13억 여원)에 달하는 걸로 조사됐다. 부정 입학한 학생들의 전공 종목은 축구 외에도 요트, 테니스, 수구, 배구, 조정 등으로 다양하다. 실제 운동선수의 전신 사진에 얼굴만 포토샵으로 바꿔치기해 서류를 조작한 사례도 적발됐다.

● 대리 시험·답지 수정·시간 연장도 동원

대표 브로커 윌리엄 싱어 (사진)가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입시 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며 챙긴 돈은 280억 원을 넘는다. 그가 부모들에게 입소문이 난 데에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저돌적인 영업 방식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객의 자녀에게 장애가 있다며 시험시간을 연장시켜 주는가 하면, 답안지를 수정하거나 바꿔 성적을 올리고, 심지어는 공부 잘하는 학생으로 하여금 대리 시험까지 치게 했다.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한 건 그가 미리 돈으로 구워삶아 놓은 대학 행정직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작전명 '바서티 블루스(Varsity Blues)'로 불린 이번 사건을 수사한 매사추세츠주 연방검찰청의 앤드류 랠링 검사는 "이번 사건은 돈과 결탁한 사기를 통해 대학에 들어오려는 '엘리트 입학 부패'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부자들을 위한 별도의 등용문은 있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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