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달라진 한국경제 전망…IMF, "10조 추경" 이례적 권고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작성 2019.03.13 10:09 수정 2019.03.13 10:5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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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어서 오세요. (안녕하세요.) 오늘(13일)은 단어에서부터 거부감이 느껴지는 IMF 얘기를 들고 오셨네요. 이분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자문을 했다고요?

<기자>

네, 우리나라가 IMF 회원국입니다. 그래서 IMF가 거의 해마다 한 번 정도씩 우리나라에 와서 우리 경제정책에 대해서 협의를 하게 돼 있습니다.

올해 이 일을 맡은 IMF 미션단이 지난달 말부터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을 살피고, 우리 정부와 국책기관 관계자들과도 두루 만난 다음에 자기들의 의견을 어제 밝혔습니다. 핵심이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정부가 지금 잡아놓은 것보다 올해 상당한 규모로 돈을 더 쓰는 게 바람직하겠다. 한마디로 추가 경정을 하는 게 좋겠다. 그리고 통화정책도 명확하게 완화적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기준금리를 내려라"라고까지 말하진 않았지만, 최소한 동결이나 인하를 다시 하는 게 좋겠고, 인상하는 것은 아직 바람직하지 않다고 권고를 한 겁니다.

이렇게 권하는 이유를 먼저 밝혔는데요, 우리 경제가 지금 중단기적으로 역풍을 맞고 있기 때문에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정책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한 톤으로 얘기를 했습니다.

IMF가 전에 마지막에 우리랑 이 연례협의를 한 것은 지난해는 아니고요, 2017년 11월이었습니다. 그때도 어제와 같은 단장이 미션단 단장으로 와서 얘기를 했었거든요.

그때 우리 경제에 대한 의견을 내고 간 것을 이번과 비교해 보면 1년 4개월 만에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을 더욱 뚜렷하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분위기가 많이 안 좋아진 거죠?

<기자>

네, 1년 4개월 전에도 경기 부양 쪽으로 초점을 맞춰서 얘기를 하긴 했는데요, 그때는 조금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이번처럼 강한 어조가 아니었고요, 훨씬 전망이 밝았습니다.

당시에는 한국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니까 이때를 놓치지 말고 더 박차를 가하는 게 좋겠다는 게 요지였습니다.

경제가 다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왔으니까, 이때를 틈타서 한국경제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구조적으로 개혁하자고 주문하기도 했고요.

일단 이번에도 한국경제의 기초는 탄탄하다는 평가는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방점은 우리나라 경제를 둘러싼 상황이 어렵다는 점에 찍혀 있습니다.

기초는 탄탄해도 중단기적으로는 한국에 맞바람이 치고 있다. 무엇보다 지금 세계적으로 무역 상황이 좋지 않다는 외부 요인을 먼저 들었습니다.

2017년 말까지만 해도 국내 투자도 활발했던 데다가 전 세계적으로 우리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반도체를 원하는 수요도 많았고 여러 가지 수출 여건이 좋은 편이었습니다.

이제 그런 시기가 아니라는 겁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끝나지 않고 있는 데다가, 이런 요인들로 세계의 공장이자 시장이 된 중국의 경기가 별로 전망이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유럽도 영국의 유럽연합 이탈을 앞두고 불안감이 큽니다. 수출에 크게 기댈 수밖에 없는 우리 경제 상황에서는 이렇게 대외 여건이 긍정적으로 흘러가지 않는 것에 바로 영향을 받죠.

이런 상황에 우리나라는 가계 빚은 많고, 잠재성장률은 줄어들고 있고, 저출산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큰 문제로 봤습니다.

또 하나, 양극화와 불평등을 우려했습니다. 부자와 저소득층 사이의 간격이 더 벌어지고 있다는 점도 구조적으로 문제라고 본 겁니다.

<앵커>

사실 우리도 모르는 얘기는 아닌데 어쨌든 이런 얘기를 하면서 우리 정부에게 얼마만큼 추경 예산을 편성하면 좋겠다. 구체적으로 금액까지 제시를 했어요?

<기자>

네, 한국 정부가 목표로 하는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려면 대규모 추경,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GDP 0.5%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추가 편성하는 게 좋겠다고 권했습니다.

돈으로 따지면 10조 원 가까이 되는 규모입니다. 물론 IMF가 이런 수치를 제시했다고 해서 우리가 그대로 따라야 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IMF가 이렇게 구체적인 수치를 얘기하면서 추경을 권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번에도 공식자료에는 수치를 언급하지 않고, 어제 정부청사에서 열었던 브리핑에서 이렇게 GDP의 0.5%를 제시했습니다.

IMF가 이번에 우리 경제관료들이나 국책기관과 만나서 대화를 나눈 후에 이런 언급이 나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우리 정부 관계자들도 추경의 필요성을 공유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실제로 어제 IMF 미션단의 브리핑 이후에 경제부총리가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추경이 고려된다면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IMF가 또 하나 강한 톤으로 얘기한 게 확장적인 통화정책이라고 말씀드렸죠. 금리를 낮춘다고 해서 "한국은 이자를 너무 조금 주네" 하면서 외국돈이 한국을 빠져나가는 일은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까지 말했습니다.

"인하를 하라는 건 아니야."라고 전제하긴 했지만, 인하 쪽을 좀 더 권한다는 인상이 있습니다. 일단 여기에 대해서는 우리 한국은행은 IMF의 이런 제안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습니다.

기준금리를 인상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국내에서도 일각에서는 올해 우리 경제가 좋지 않다. 선제적으로 다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는 얘기가 조금씩 나오고 있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올해 계속해서 논의거리는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