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성관계 장면 몰래 촬영 후 공유…피해자 최소 10명

<앵커>

경찰이 가수 승리 씨의 성접대 의혹을 수사하면서 카카오톡 대화방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취재한 결과 이 대화방에 가수 정준영 씨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정 씨는 상습적으로 여성과의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한 뒤 유포하기도 했습니다.

김종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승리 성 접대 의혹이 담긴 휴대전화 자료를 처음으로 국민권익위에 신고한 방정현 변호사, SBS 카메라 앞에 나선 방 변호사는 처음 자료를 접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방정현/변호사 (권익위 최초 신고자) : 자료를 다 보고 나서 제가 느낀 건 한국형 마피아, 대한민국에서 사실 지금 이런 일들이 벌어질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놀랐고요.]

엑셀 파일 형태로 경찰에 제출된 이 자료에는 정준영 씨가 승리 같은 연예인 등 지인들이 나눈 대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2015년 말 정준영 씨가 친구 김 모 씨와 나눈 대화, 정 씨가 한 여성과 성관계를 했다고 자랑하자 친구는 동영상 없느냐고 물어봅니다.

그러자 정 씨는 여성과 성관계 장면을 몰래 찍은 3초짜리 영상을 올립니다.

정 씨는 룸살롱에서 여종업원의 신체부위를 사진과 동영상으로 찍어 동료 연예인과 공유하는가 하면, 잠이 든 여성의 사진 등을 유명 가수가 포함된 단체 대화방에 수시로 올리고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자료는 2015년 말부터 약 10개월 분량인데, 이 기간에 정 씨 불법 촬영과 유포로 피해 본 여성은 취재진이 확인한 것만 10명이나 됩니다.

정 씨의 단체 대화방에는 다른 연예인이나 연예인 아닌 일반인 지인이 촬영한 불법 영상도 올라와 있습니다.

이 자료는 휴대전화 데이터를 그대로 복제한 뒤 조작이 불가능하도록 해시코드라는 장치가 된 채로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해당 자료를 받게 됐다는 방 변호사는 자료를 검토한 뒤 권익위는 물론 경찰에도 모두 넘겼지만 경찰 수사를 믿을 수 없었다고 털어놨습니다.

[방정현/변호사 (권익위 최초 신고자) : 인터뷰에 응하게 된 계기는 첫 번째는 제보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예요. 경찰에서는 지금 수사를 하는 것보다도 제보자가 누군지 알아내려고 하는데 혈안이 돼 있는 느낌이에요. 두 번째는 경찰이, 자꾸 잘못된 얘기들을 자꾸 흘리니까 (진실을 알리려고.)]

경찰은 현재 성접대 의혹 외에 불법 촬영 혐의에 대해선 수사를 시작하지도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