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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마블', 스크린 2천 개 장악…韓 영화 '찬밥 신세'

'캡틴 마블', 스크린 2천 개 장악…韓 영화 '찬밥 신세'
예매율 91%, 예매량 47만 장→개봉 첫날 스크린 2,106개, 좌석 수 196만 석.

'캡틴 마블'의 한국 데뷔전은 화려했다. 개봉 일주일 전부터 예매율 1위에 오르며 관객들의 기대감을 증명한 영화는 첫날 전국 46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2019년 최고의 오프닝, 역대 3월 최고의 오프닝 성적을 기록했다.

압도적인 예매율에 힘입어 전국 스크린의 40%를 차지한 후 극장가를 일순간 '마블 천하'로 만들었다. 졸지에 동반 흥행 중이던 네 편의 한국 영화('항거:유관순 이야기', '사바하', '증인', '극한직업')는 찬밥 신세가 됐다.

'캡틴 마블' 등장 전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던 '항거:유관순 이야기'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 주말까지의 분위기로 봤을 때 무난해 보였던 100만 돌파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6일에는 전날 스크린의 30%(899개→599개) 가량이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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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 타격은 더 컸다. 멀티플렉스 극장 예매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극장 당 '항거'를 배정한 관은 적으면 2개, 많아도 4개 관을 넘지 못한다. 불과 하루 사이에 생긴 변화다. 당연하게도 '항거'는 3.1절 이후 이어진 5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질주를 '캡틴 마블' 개봉과 함께 멈췄다.

'사바하', '증인', '극한직업' 역시 '항거'와 마찬가지로 종전 스크린에서 30% 가량 빠진 400~500개의 스크린을 배정받았다.

물론 이같은 결과는 예매율에 따른 결과다. '캡틴 마블'이 90%의 예매율을 올릴 때 한국 영화들은 1~2% 내외의 예매율에 그쳤다.

극장은 '돈 되는 영화'에 관을 몰아주려고 한다.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캡틴 마블'의 좌석 판매율(확보한 좌석 수 대비 판매량)은 23.4%에 머물러 있다. 지난 주말까지 '항거', '사바하', '증인'이 기록한 수치와 큰 차이가 없다. 신작 효과를 배제한다면 스크린 수, 좌석 수 대비 폭발적인 호응은 아니다. 지나친 쏠림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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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마블 공화국"이라는 우스갯소리를 하지만, 관객이 아닌 극장이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높은 예매율이 관객의 관심을 반영한다지만, 일부 관객들은 "극장에 '캡틴 마블' 밖에 없다"라며 볼멘소리를 하기도 한다.

현 극장가에는 '항거:유관순 이야기', '사바하', '증인', '극한직업' 뿐만 아니라 '더 페이버릿', '더 와이프', '그린 북' 등 아카데미를 휩쓴 수작도 상영 중이다. 이들 영화 역시 '캡틴 마블' 개봉의 영향으로 설자리가 더 좁아졌다.

(SBS funE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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