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17살 소녀에게 자작시를…백범이 걱정했던 '독립군의 딸'

<앵커>

백범 김구 선생이 73년 전, 17살 소녀에게 편지로 보낸 자작시가 최근 공개됐습니다.

자작시를 쓰며 걱정하던 동지의 딸은 이제 90살 할머니가 됐는데요, 어떤 사연인지 소셜미디어 비디오머그 함께 보시죠.

<기자>

[한 도자 원자 딸 한순옥입니다.]

지난 1946년, 백범의 시가 담긴 편지를 받았을 때 그는 17살 소녀였습니다.

일제 당시 그의 아버지 한도원은 백범의 부탁으로 독립군 자금을 대고 일본 경찰에 밀정으로 들어가 정보를 빼냈습니다.

[(할머니, 김구 선생님이 적어주신 편지 좀 볼 수 있어요?) 너희 집이 상해에 있을 때 너희 집에 권총을 가지고 갔었다. 총을 가지고 놀다가 오발이 됐을 때 너는 아직 배 속에 있었다. 하늘이 준 행운 덕에 아무 일도 없었다. 이제 너는 17세고 옛일을 떠올려 보니 소름이 돋는구나.]

사연은 1930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백범은 독립운동가 한도원 선생의 집에 머물렀는데 갖고 있던 총이 오발 돼 일본 경찰이 들이닥치려 하자 황급히 달아나야 했습니다.

당시 한 선생의 부인이 임신 중이었고 뱃속의 아이가 할머니였던 겁니다.

[(그 후에 김구 선생이) 혹시 유산하지 않았나 그 걱정으로 한동안 (주위에) 아무개 마누라 잘 있나 물어보고, 우리 집은 못 오시고 내가 어떻게 됐을까 봐.]

걱정했던 동지의 딸은 잘 자라줬고 해방된 조국에서 그를 처음 만나게 된 백범은 감격을 시로 써서 보낸 겁니다.

할머니는 독립운동 비화를 듣고 자랐습니다.

[상하이에서 일본 사람이 강연을 하는데 폭탄을 가져오라 해서 도시락 같이 만든 폭탄을 내 보행기에 싣고 나를 거기에 싣고…. (할머니가 그럼 폭탄을 배달하신 거네요?) 그렇죠. 사실은 어머니가 하셨지만, 내가 폭탄을 타고 갔던 사람이죠.]

해방 후 백범은 학비를 대는 등 친딸처럼 그를 챙겼습니다.

[(김구 할아버지한테 편지를 쓴다면 뭐라고 말씀하고 싶으세요?) 할아버지, 평생을 나라를 위해서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장하십니다. 정말 대단하신 우리나라 보물이십니다.]

(취재 : 채희선, 영상취재 : 이용한, 편집 : 김경연, 디자인 : 옥지수, 내레이션 : 최희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