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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단어 다른 속내…비핵화·검증 그리고 종전 선언

이번에는 북한과 미국의 동상이몽, 먼저 '비핵화'라는 단어부터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비핵화'라고 하면, 북한 핵무기를 폐기하는 것으로 들리는데요, 사실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비핵화 범주에 북핵 폐기는 물론이고요, 핵탄두를 미국까지 실어 나르는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까지 포함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생각이 전혀 다를 것 같습니다. 

이번 실무협상 주도한 사람이죠, 김혁철 특별대표가 4년 전 스페인 대사 때 한 말이 있습니다.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를 처음 제안한 게 1950년대인데, 미국이 남한에 핵무기를 들여와서 그런 거다"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남쪽에 미국의 핵무기가 있으면 안 되고 또 특히, 주일미군이나 괌에서 한반도로 출격해서 핵무기 공격을 할 수도 없어야 한다 이런 얘기입니다.

북한식 표현을 빌리면 '핵 위협이 없는 세상' 이 정도거든요.

그러니까 '비핵화'라는 단어는 같지만 북한과 미국의 속내가 이렇게 다른 겁니다.

물론 그렇죠, 비건 대북 특별대표도 지난해 1차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라는 말에 대해서 '공통된 합의가 없었다'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또 '검증'이라는 말도 그렇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해 1차 북미회담 전날 "결정적인 문제는 검증이다" 이런 얘기를 했거든요.

미국이 생각하는 검증은 영변이든 어디든 핵 시설에 가서 시료를 채취하고, 또 북한이 신고한 것이 맞는지, 또 북한 핵물질의 총량이 얼마나 되는지 한번 따져보겠다는 겁니다.

이게 북한의 핵물질 총량을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북한 생각은 역시 아마 다를 것 같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를 했잖아요.

이번에 그 핵실험장 '검증'을 허용을 해줄 수가 있는데, 이것이 북한 입장에서는 무슨 뜻이냐면 미국을 풍계리 현장에 부릅니다, 그런 다음에 '이거 봐라, 우리가 폭파한 거 맞지?' 이렇게 눈으로만 확인하는 '참관'을 시켜주겠다, 이런 얘기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거에도 그랬는데요, 핵 시설을 못 쓰게 이른바 불능화를 하고, 검증은 그 불능화 한 시설만 눈으로만 봐라, 북한이 이러다가 애써 만든 합의가 여러 번 좌초한 적이 있습니다.

'종전선언'이라는 말도 사실 서로 생각이 다르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남북의 종전 논의는 축복이다' 이런 말까지 했습니다만 결국 종전선언까지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여러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종전선언을 하면 전쟁이 공식적으로 끝나는 것이고요, 그러면 주한미군 주둔할 필요 없는 거 아니냐, 나가라, 이렇게 북한이 나올 가능성을 걱정하는 겁니다.

이것은 김 위원장이 '그런 뜻 아니다' 이렇게 미국과 생각을 좀 좁혀보려고 설득을 할 것 같습니다.

지난해 우리 대북 특사단이 평양에 갔을 때요, 김 위원장이 뭐라고 했냐면, "종전선언은 주한미군과 별개다"라고 했었거든요.

이런 동상이몽들이 이번 회담에서는 과연 정리가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김정은 대 트럼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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