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린드블럼-롯데 소송, 강정호와 SNS 사태까지 이어진 '연결고리'

유병민 기자 yuballs@sbs.co.kr

작성 2019.02.23 09:3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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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린드블럼-롯데 소송, 강정호와 SNS 사태까지 이어진 연결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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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은 린드블럼과 롯데 구단 사이 벌어진 소송 내용을 좀 더 깊이 알아보기 위해 지난 2016년 11월 당시 양측이 주고받은 메일을 입수했습니다.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롯데 구단은 린드블럼 측에 2017시즌 재계약 의사와 함께 연봉 90만 달러를 제안합니다. 더불어 당시 심장병을 앓고 있는 딸의 수술을 위해 시즌 중 미국에 다녀오는 내용도 계약 조건으로 넣을 것이라고 먼저 언급합니다. (2016년 11월 6일)

린드블럼의 에이전트는 롯데 구단이 2016시즌을 앞두고 '클럽 옵션'으로 정한 140만 달러 대신 90만 달러를 제안하자 "옵션을 실행하지 않았다"며 구단 측에 '바이아웃' 지급 여부를 문의합니다. (2016년 11월 7일)

그러자 롯데 구단 관계자는 "바이아웃은 린드블럼의 마지막 인센티브 송금과 함께 지불될 예정입니다. 송금은 11월 25일에 보내지며, 보통 11월 27일~28일 사이에 받게 됩니다"라고 답합니다. 그러면서 "계약이 성사될 경우 바이아웃 금액은 연봉 90만 달러에 포함된다"고 덧붙였습니다. (2016년 11월 7일)

에이전트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받은 린드블럼은 롯데 측에 두 가지를 약속해달라고 요청합니다. 1. 린드블럼은 한국을 포함해 FA 신분이 된다. 2. 린드블럼은 11월 25일 계약에 따라 바이아웃을 받게 된다. (2016년 11월 12일)

롯데 구단 측은 린드블럼이 FA 신분을 요구하자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2016년 11월 12일), 린드블럼 측은 롯데에 잔류하지 않게 된 건 '옵션 계약을 포기한 롯데의 결정'이라고 선수의 결정을 존중해달라고 전합니다. (2016년 11월 12일)

이후 구단은 '직전 연봉의 75%를 제안했다'는 편지와 함께 린드블럼에게 '보류 선수 명단에 포함됐다'고 통보했습니다.

롯데와 재계약 하지 않은 린드블럼은 미국 피츠버그와 마이너 계약을 했습니다. 그리고 2017년 7월 외국인 투수의 공백이 생긴 롯데의 요청에 다시 부산으로 돌아왔습니다. 린드블럼은 롯데에 다시 합류한 뒤에도 구단 측에 바이아웃 지급 여부를 물었습니다. 그러나 롯데 구단 관계자는 "시즌이 끝나고 이야기하자"면서 즉답을 피했습니다. 2017시즌을 마친 뒤 린드블럼은 'FA 신분'을 얻어 두산으로 이적했습니다.

바이아웃 소송의 시작점은 롯데의 '2017시즌 연봉 90만 달러 오퍼'입니다.

린드블럼은 이 제안을 '클럽 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구단의 의지로 판단하고 바이아웃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롯데 구단은 '2017시즌 연봉 90만 달러 재계약 오퍼'는 '연봉 140만 달러 옵션 행사'와 별개이며, 추가 협의를 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주장합니다. 구단이 린드블럼 측에 보낸 문서에 따르면 '새로운 협상 과정에서 얼마든지 본건(클럽 옵션)과 무관한 재계약 조건을 제안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2018년 7월)

여기에 최근 구단은 계약서에 적힌 영어 해석을 달리해 해당 옵션이 선수의 옵션이라는 입장입니다. 즉, '우리는 140만 달러 옵션 계약에 대해 언급한 적 없고, 선수 역시 140만 달러 옵션을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내용 자체가 발효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바이아웃 지급 의무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2018년 12월)

국내 야구계에선 바이아웃에 대한 논쟁이나 소송 전례가 없는 만큼 메이저리그 사례를 찾았습니다. 최근 피츠버그와 재계약을 한 강정호가 이번 사례와 매우 유사합니다.

피츠버그 구단은 지난 2015년 강정호와 4+1년 계약을 맺었습니다. 4년 1100만 달러에 구단 옵션 1년(550만 달러)이 따라붙는 조건이었습니다. 옵션 파기에 따른 바이아웃 금액은 25만 달러였습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계약 기간 4년을 채우자 피츠버그 구단은 '+1년 550만 달러' 구단 옵션을 포기하면서 강정호를 FA로 풀어줬습니다. 옵션 실행을 하지 않았기에 강정호에게 바이아웃 금액 25만 달러를 지급했습니다.

이후 피츠버그는 'FA 신분' 강정호와 재협상했고, 보장 300만+옵션 250만 달러로 1년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피츠버그는 바이아웃을 지급했지만, 보장 금액을 낮춰 위험 부담을 줄이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롯데가 2016시즌을 마친 뒤 린드블럼에게 연봉 90만 달러를 제시하려면 피츠버그의 사례를 따라야 한다는 것이 야구계의 일반적인 상식입니다. 가장 먼저 양측이 협의한 '140만 달러 옵션'에 대한 포기와 동시에 바이아웃 20만 달러를 지급하고, 2015년보다 부진했던 2016시즌 성적을 바탕으로 다시 연봉 논의를 했어야 합니다. '별도의 계약 추진'이라며 90만 달러를 먼저 제안하는 것은 순서가 맞지 않습니다.

여기서 또 하나 짚고 넘어갈 점은 롯데가 '연봉 90만 달러에 바이아웃 20만 달러가 포함된다'고 언급한 부분입니다. 그렇다면 린드블럼의 2017시즌 실질 연봉은 70만 달러에 불과합니다. 이는 '외국인 선수를 재계약 대상으로 묶으려면 직전 시즌 연봉의 75%를 보전해야 한다'는 당시의 KBO 규약을 위반합니다. 2016시즌 연봉 120만 달러의 75%는 '90만 달러'이기 때문입니다.

종합하면 롯데의 연봉 90만 달러 제안은 '직전 시즌의 연봉 75%를 보전해주면서 재계약 의사를 물었다'는 사실과 함께 린드블럼과 재계약이 불발되더라도 보류권을 유지하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만약 린드블럼이 연봉 90만 달러 제안을 수용했다면 '바이아웃'도 해결하고, 더 낮은 연봉으로 그를 붙잡을 수 있게 되기 때문에 그야말로 '1석 2조'가 됩니다.

이 내용을 간파한 린드블럼 측은 2016년 11월 12일 이메일을 통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FA 신분이 된다'는 걸 확인받으려고 했습니다. 실질 연봉 70만 달러는 재계약 조건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롯데 구단은 '직전 연봉의 75%를 제안했지만 선수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편지와 함께 린드블럼을 보류 선수 명단에 포함시켰습니다.

이런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린드블럼은 2017년 7월 롯데와 재계약을 맺을 당시 '시즌이 종료되면 FA 신분이 된다'는 걸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롯데 구단은 2017시즌 종료 후 계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고, 보류 명단에 또 린드블럼을 포함시켰습니다. 이에 린드블럼이 강력하게 항의하자 당시 구단은 이윤원 단장 명의로 사과문을 보냈습니다. 이것이 당시 큰 이슈가 됐던 린드블럼의 SNS 사태의 전말입니다.

롯데와 린드블럼은 SNS 사태에 이어 송사까지 치르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양측 모두 법원의 해석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번 소송의 재판은 3월 7일 부산지방법원에서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