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논란에 논란, 파문에 파문'…한국당 전대 5일 남았다

[취재파일] '논란에 논란, 파문에 파문'…한국당 전대 5일 남았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후보 등록이 이뤄진 것은 2월 12일이었습니다. 오는 27일이 전당대회니, 보름 정도가 전당대회 선거운동 기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후보 등록 이틀 후인 14일부터 선거기간이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한국당의 비전이나 로드맵에 대한 이야기는 이슈가 되고 있지 않습니다. 어떤 당을 만들겠다, 제1 야당으로서 대여 투쟁에는 어떻게 나서겠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는 어떤 구호를 외치겠다, 하는 말, 많이 나오지도 않고 기억되지도 않습니다.
518 망언 항의 시위(사진=연합뉴스)
그 자리를 차지한 건 각종 논란들입니다. 12일 후보등록 직전부터 5.18 민주화운동 망언 사태로 시작하더니 연설회를 거치면서는 이른바 '태극기 부대'의 당내 진입, 우경화 논란이 이어졌습니다. 토론회는 탄핵된 지 2년 가까이 지난 전직 대통령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것마저 '탄핵은 올바른 것이었는가'하는 수준의 이야기입니다. 한 최고위원 후보의 궤변과 망언을 절반씩 섞어놓은 듯한 외침은 양념처럼 더해졌습니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 SBS 보이스(Voice)로 들어보세요!
일단 당의 가치가 없는 것이 원인일 것입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반국가주의 담론이나 i노믹스 등 새로운 가치를 당에 이식했다고 자평하지만, 아직은 '일부의 의견' 정도로 간주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여러 가치의 스펙트럼에서 '김병준 비대위'가 아닌, 자유한국당 그 자체가 어떤 위치를 점하고 있는지는, 사실 아무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런 '부재의 공간'을 틈타 극우의 기치를 들고 이른바 '태극기 부대'가 당내에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리더십의 부재가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분석입니다. 태극기 세력을 당내의 정당한 의견으로 잘 다듬어서 품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들의 극단적인, 때로는 반헌법적으로 보이기도 하는 부분들은 덜어내고, 비록 '극단적'이라고 부를 수는 있어도 '일부 우파의 목소리다'라는 평가를 할 수 있는 세력으로의 양성 작업을 할 수 있는 인물이 아무도 없다는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전당대회를 앞둔 김병준 비대위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또, 근본적으로 이 때문만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없는 리더십, 세우겠다고 하는 것이 전당대회 아니겠습니까.
한국당 전당대회(사진=연합뉴스)
결국은 사람 자체가 없는 것이 문제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당의 현재를 걱정하고 미래를 생각해 쓴소리 하며 나서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그저 1년여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에서 어떻게 살아남을까 고민하거나, 새로 뽑힐 당 대표와 어떻게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만이 가득하단 비판입니다. 현 상황을 비관적으로 분석하는 한 중진 의원은 "2016년 공천 자체가 잘못됐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시작은 그때부터였습니다. 결국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란 초유의 사태를 겪으면서 당 문패를 내려야 할 뻔했던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도 계파와 계파 간의 대립이 당의 가장 큰 이슈였고, 그 과정에서 당의 중추 역할을 해야 할, 그러면서 동시에 계파의 수장이기도 했던 인물들이 상처를 입으면서 중심을 잡을 사람들이 일선에서 밀려났습니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할 초재선 의원들은 의욕 자체를 상실해버린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옵니다. 추락하는 그래프의 경사가 시간이 지나면서 완만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뛰어오를 발판을 만들진 못 했단 평가입니다. (물론, 자유한국당 지지도는 최근 급상승했지만, 민주당의 실책으로 인한 반사이익이란 평가가 대부분입니다. 5.18 망언 사태 등 한국당의 실책이 이어지자 곧 상승세가 꺾여 하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입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한국당의 반등 가능성을 만드느냐는 결국 이번 전당대회의 과정과 결과가 가를 것입니다. 전당대회, 이제 닷새 남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