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제재 완화' 카드 꺼낸 美…'비핵화 빅딜' 성사 조건은?

<앵커>

미국이 북한과 정상회담을 12일 앞두고 북한에 대한 제재를 풀어줄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북한이 가장 바라는 게 제재 완화라는 것을 미국이 알고 있고 그렇게 해 줄 수도 있으니까 거기에 맞는 비핵화 조치를 북한도 꺼내 보라는 겁니다.

먼저 워싱턴 김수형 특파원입니다.

<기자>

동유럽을 순방 중인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대북 제재 완화의 대가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미국의 전적인 목표라며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했습니다.

비핵화 조치가 만족할 수준이라면 실행 과정 중간에라도 제재를 완화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겁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완전한 비핵화 전에 제재 완화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한반도 평화 메커니즘도 북한과 얘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폼페이오/美 국무장관 (폴란드 장관급 회의) : 우리는 긴장을 완화하고, 군사적인 위협을 줄여서 한반도에 평화와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입니다.]

종전선언 같은 체제보장 방안과 제재 완화 같은 경제적 보상을 모두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 테니 이에 상응하는 화끈한 비핵화 행동을 보이라는 뜻입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과거 북한과 협상 경험도 열거했습니다. 뭔가 합의한 뒤 뭉칫돈을 건네거나 경수로 건설에 합의했지만 북한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해 미국 내 협상 회의론을 잠재울 만한 투명성을 전제 조건으로 달았습니다.

비핵화와 이에 따른 상응 조치를 단계별로 짜 맞추더라도 북한의 이행을 확실하게 본 뒤에야 보상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영상취재 : 오정식, 영상편집 : 정용화)

----------------

<앵커>

김수형 특파원, 미국이 그동안 쓰지 않았던 제재 완화 카드를 이 시점에서 꺼내 든 것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지금까지 미국 정부가 반복해 왔던 말이 '완전한 비핵화 전까지 제재 완화 없다'였습니다.

2차 북미 정상회담까지 이제 2주가 채 안 남았고 다음 주에 북미 실무협상 대표들이 만나서 회담 성과물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북한이 바라는 단계적, 동시적 조치를 외면하면서 성과를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북한이 가장 바라는 제재 완화도 비핵화 과정 중에 충분히 줄 수 있으니까 이참에 통 크게 가자고 북한에 손을 흔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폼페이오 장관은 '좋은 결과'라고 표현했는데 그럼 북한이 어떻게 해야 미국이 제재를 풀겠다는 건가요?

<기자>

가장 큰 덩어리는 영변 핵 시설 폐기일 텐데요, 미국은 여기에 플러스 알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에 갔을 때 김정은 위원장이 약속하는 것을 직접 들었다는 추가 우라늄 농축 시설 폐기가 있을 수 있고요,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이 폐기됐는지 사찰 절차를 밟는 것도 미국이 원하는 통 큰 비핵화 결단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반대로 미국이 해줄 수 있는, 즉 풀어줄 수 있는 제재 조치에는 지금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일단 생각할 수 있는 제재 완화 조치로는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입니다. 북한이 현시점에서 가장 원하는 우선순위 1, 2번이라는 말이 나오죠.

여기서 더 나아가면 원유 수입이나 금융 제재 강도를 조금씩 낮추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런 조치들을 단계별로 세분화해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 단계와 짜 맞추는 일이 다음 주 예정된 북미 실무협상에서 해야 할 일일 겁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모두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사실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조금 전 평양에서 김창선이라는 사람이 일행 12명과 함께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북한 국무위 김창선 부장이 맞다면 조만간 미국과 하노이에서 의전·경호를 놓고 실무 협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상편집 : 오노영)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