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폭행' 가해자 자수…"술 취해서 기억 안 나"

<앵커>

60대 여성 택시기사가 차 안에서 승객에게 무차별 폭행당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가해자는 범행은 인정했지만,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정훈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10일) 새벽 4시 반쯤 기록된 한 택시의 블랙박스 영상입니다.

남성 승객이 타자마자 욕설을 퍼붓습니다.

[아까부터 XX 기다렸는데, 뭔 XX이야 XX.]

잠시 뒤 택시 기사를 마구잡이로 때리기 시작합니다.

[야, (목적지) 앞까지만 가자고 했잖아! 어? 야!]

이 남성은 여성 기사의 얼굴에 20여 차례 주먹질을 한 뒤 택시에서 내려 도주했습니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운행 중이던 택시기사 62살 이 모 씨는 남성 승객이 핸들을 잡으려고 하는 등 위험한 행동을 해 차를 세우자 폭행이 시작됐다고 말합니다.

[폭행 피해 택시기사 : 내 말 좀 들어보라고 그랬더니 'XX 뭔 말이 많아' 그러면서 주먹이 날아오기 시작하더니 사정없이 두드려 패더라고요.]

이 씨는 귀 주변과 입술이 찢어지는 등 얼굴을 크게 다쳐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폭행 피해 택시기사 : 얼굴이고 뭐고 두드려 패다 보니까 제가 얼굴을 덜 맞으려고, 이렇게 하다 보니까 손이고 팔이고 다 맞았어요. 얼굴 자체도 피투성이가 돼서 맞았어요.]

피의자 40살 김 모 씨는 경찰이 검거하기 직전, 가족의 설득으로 사건 발생 16시간여 만인 어제저녁 8시 45분쯤 자수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범행은 인정하지만, 당시 술에 너무 취해 범행 사실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