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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회 쌈짓돈 된 '전통시장 지원금'…관리마저 소홀

<앵커>

전통시장 살리겠다며 나랏돈을 지원하고 있는 온누리상품권이 이른바 '상품권깡'으로 악용되는 실태, 얼마 전 보도해드렸는데요, 저희가 취재해보니 다른 전통시장 지원금들도 상인회 쌈짓돈으로 쓰이는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강민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형 유통업체와의 경쟁을 돕기 위해 도입된 전통시장 배달 차량. 배송 기사 인건비의 최대 90%가 국비나 지방비로 지원됩니다. 이 전통시장도 인건비로 한 해 2천만 원가량을 지원받았습니다.

그런데 정작 고용된 기사가 없습니다. 입금 계좌를 확인해봤더니 매달 인건비를 빼 간 건 상인회였습니다. 배달차량도 운행하지 않으면서 돈만 빼 간 겁니다.

[해당시장 상인 : 잘 운행되고 있는지 찍어야 한다고 해서 그 때 찍어야 한다고 (공무원들이) '몇 시에 온다' 이러면 장사하다 말고 얼른 가서 그 차 옆에 붙어 가지고 물건 나르는 시늉 같은 거 (해주고 그랬어요.)]

횡령 의혹이 알려지면서 경찰도 수사에 나섰습니다.

문제는 또 있었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지원금 사용 내역서를 좀 더 자세히 살펴봤더니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시장 이벤트에 참가한 손님에게 과일을 나눠주는 행사를 했다고 적혀있는데 정작 과일은 자기 시장이 아닌 유명 대형마트에서 구입했습니다.

또 지원금을 받을 때마다 홍보용 현수막을 구입했는데 한 번에 150만 원 어치나 현수막을 샀다고 돼 있습니다.

내역서 대로 라면 한 해 현수막, 전단지 등에만 1천만 원 가까이 썼단 겁니다.

현수막 업체에 문의해봤습니다.

[해당 현수막 업체 관계자 : 전체 금액이 그렇게 되지는 않아요. 구청에서 200만 원이 나왔으면 저희가 계산서는 올려서 끊어드리고…. 시장 상인들이 다 알아요 그건.]

이처럼 내역서를 조금만 자세히 살펴봐도 의심스러운 정황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관리 감독을 맡은 지자체가 왜 이런 부분을 쉽게 인지하지 못했는지 제가 가서 직접 확인해보겠습니다.

[전통시장 담당 관계자 : 저희가 담당 별로 이벤트를 할 때 그거를 모니터링을 해야 하나 (생각도 했습니다.) 사실 그건 근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고… 양심적으로 상인회에서 보조금을 투명하게 해주는 것이 제일 좋은데…]

시장 지원금의 종류는 국비와 지방비 등이 있는데 지원금 사용 내역 관리는 사실상 자치구에만 몰려있어 실질적인 감시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그나마 적발된 경우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 시내 전통시장에 들어간 지원금에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환수에 들어간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일부 비양심적인 상인회와 당국의 관리 소홀 탓에 전통 시장을 살리기 위한 정부 지원금이 잇속을 채우는 공돈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최대웅,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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