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 몸에 흉기 상처 있는데 질식사?…"정부가 도와주세요"

배정훈 기자 baejr@sbs.co.kr

작성 2019.02.09 20:50 수정 2019.02.10 19:4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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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9일) '제보가 왔습니다'는 타지에서 갑자기 아버지를 잃은 두 딸이 보내온 소식입니다. 지난달 인도네시아에서 아버지가 몸 구석구석 흉기에 찔린 상태로 숨졌는데 현지 경찰은 외부 침입 없는 질식사로 판단하고 더 이상 수사에 진전이 없다고 합니다. 우리 외교 당국도 기다리라는 답변만 하는 상황입니다.

배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서도 비행기로 2시간, 차로 5시간을 더 달려야 갈 수 있는 한 시골 마을.

2017년부터 이곳에서 발전소 건설 일을 하던 54살 오 모 씨가 지난달 21일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목에는 전깃줄이 감기고 몸 곳곳을 흉기에 찔린 상태였습니다.

수사에 나선 현지 경찰은 1차 부검 결과 오 씨의 사인을 질식사로 판단했습니다.

[인도네시아 경찰 관계자(지난달 23일) : 외국인 피해자가 발생한 만큼 칼리만탄 주 경찰청 수사국장이 수사에 파견되었습니다.]

하지만 중요 사건이라는 건 말뿐, 보름이 넘도록 수사 진전은 없었다고 유족들은 하소연합니다.

[큰딸 : 전깃줄에 있는 지문조차도 아직 감식이 안 된 상태라고 그러더라고요. 저는 더 이상 못 믿겠거든요, 인도네시아 경찰 측을.]

전문가들은 초동 대처의 부실 가능성을 지적합니다.

[이웅혁/건국대학교 경찰학과 교수 : (현장에) 그대로 휴지가 방치되어 있고, 관련인들이 이렇게 (현장에서) 왔다갔다하는 모습들이 사진에 찍힌 것으로 봐서는 기본적인 범행 현장이 보존이 안 되었다….]

실제 사건 현장의 뒷문이 열려 있었고 오 씨보다 3센티미터 이상 작은 피묻은 족적이 발견되기도 했지만 현지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 없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족들은 한국 경찰이 공조 수사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외교부와 현지 대사관은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이미 인터폴을 통해 공조 수사 의향을 물었지만 거절당했다는 겁니다.

[주 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관계자 : 우리 국민이 사망한 사건이라 가족 입장을 충분히 헤아리고 있고요, (현지 경찰) 수사 결과가 발표 되기를 일단 기다려야 되는 상황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범인의 흔적은 희미해지는 답답한 상황.

두 딸은 한국 정부의 도움을 간절히 호소합니다.

[큰딸 : 국가의 도움도 필요하고요 저는. 한 나라의 국민을 위해서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범인을 꼭 잡아서, 꼭 잡아서 처벌했으면 좋겠어요 저는.]

(영상취재 : 설치환·홍종수, 영상편집 : 전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