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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없는 세상에 환생하소서"…故 김용균씨 발인

"비정규직 없는 세상에 환생하소서"…故 김용균씨 발인
충남 태안화력에서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발인이 오늘(9일) 새벽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습니다.

고인의 사촌동생과 이준석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지부 태안지회장이 먼저 고인의 영정 앞에 절을 올렸고, 이어 다른 장례위원회 관계자들도 차례로 절했습니다.

상주를 맡은 고인의 아버지 김해기 씨는 그 모습을 묵묵히 뒤에서 지켜봤고, 어머니 김미숙 씨는 조용히 눈물을 훔쳤습니다.

발인이 진행되는 동안 빈소 바깥에서는 고인과 함께 일하던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내가 김용균이다'라는 검은 머리띠를 두른 채 굳은 표정으로 대기했습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영정이 장례식장을 나서기에 앞서 고인의 넋을 기리는 조사를 낭독했습니다.

박 대표는 "김용균 동지의 삶과 죽음은 그 자체로 이 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줬다"며 "동지의 희생이 위험의 외주화, 죽음의 외주화라는 악순환을 끊는 출발점이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땅의 고단함을 내려놓고 편히 가소서. 비정규직도 차별도 배제도 없는, 노동자가 주인 되는 새 세상에 환생하소서"라고 기원했습니다.

안치실에 있던 고인의 관이 발인장으로 나오자 아버지 김 씨는 그동안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며 흐느꼈습니다.

다른 유족도 연신 "용균아"라고 고인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습니다.

고인의 관이 운구차에 실리자 유족과 장례위원들은 조용히 묵념했습니다.

뒤따르던 어머니 김 씨는 운구차의 문이 닫힌 뒤에도 잠시 서서 아들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운구차량은 고인이 생전에 근무하던 충남 태안화력발전소로 출발했습니다.

오전 7시쯤 발전소에서 1차 노제를, 이어 오전 11시쯤 서울 종로구 흥국생명 빌딩 앞에서 2차 노제를 치르고 광화문광장까지 행진해 정오쯤 영결식을 엽니다.

장지는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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