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15일 남북체육회담, 관심은 탁구단일팀

[취재파일] 15일 남북체육회담, 관심은 탁구단일팀
오는 2월 15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에서 남북 체육회담이 열립니다. 이 회담에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유승민 IOC 선수위원을 비롯해 문체부, 대한체육회 관계자 등이 참석합니다. 우리 대표단은 오는 1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해, 프랑스 파리에서 제네바 공항으로 이동한 뒤 다시 자동차로 로잔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북측에서는 김일국 체육상 겸 북한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대표단을 이끌고 담판에 나섭니다.

이번 남북 체육회담의 안건은 크게 2가지입니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 출전할 남북 단일팀을 어떤 종목에서 어떻게 구성할지를 결정합니다. 또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개최에 관해서는 개회식과 폐회식은 어디에서 할 것인지, 대회 이름을 어떻게 할 것인지, 4조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천문학적인 비용은 누가 부담할지를 처음으로 논의합니다. 남측과 북측 대표단은 현지 시간 14일 IOC 관계자와 각각 따로 실무회의를 개최합니다. 그리고 15일 오전 남북 대표단과 IOC 관계자가 한 자리에 모여 단일팀 구성과 하계올림픽 유치 문제를 최종 결정합니다.

가장 관심을 끄는 사항은 탁구 단일팀의 성사 여부입니다. 탁구는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대회 때 사상 처음으로 남북 단일팀을 이뤄 여자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한 이른바 '원조 남북 단일팀' 종목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올림픽 탁구 단체전의 엔트리는 3명입니다. 남과 북 어느 한쪽은 1명만 내보내는 '양보'를 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IOC와 국제탁구연맹(ITTF)이 남북 단일팀에 한해 엔트리를 4명 이상으로 확대해주면 좋지만 다른 나라의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그래서 남측은 단체전 단일팀은 어렵다고 보고 대신 혼합복식 단일팀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혼합복식은 각 나라에서 1팀만 출전할 수 있습니다.

우리 측의 A플랜은 이렇습니다. 남측에서 혼합복식 1팀, 북측에서 혼합복식 1팀이 따로 출전하고, 단일팀의 이름으로 혼합복식 1팀이 별도로 도쿄올림픽에 나가는 것입니다. 혼합복식 남북단일팀 선수는 남측의 장우진과 북측의 차효심입니다. '남남북녀' 커플인 두 선수는 지난해 7월 코리아오픈에서 우승했고 세계 톱랭커들만 출전한 그랜드파이널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할 만큼 빼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앞으로 1년 이상 호흡을 계속 맞출 경우 올림픽 메달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는 평가입니다.

우리의 이런 구상은 이미 IOC와 국제탁구연맹에 전달됐습니다. 성사 여부는 결국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결심에 달린 것으로 보입니다. 바흐 위원장이 남북의 특수성을 고려해 혼합복식 단일팀 1팀의 구성을 추가로 승인하면 다른 나라를 설득하는 것은 국제탁구연맹의 몫입니다. 만약 A플랜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B플랜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남과 북이 아예 각자의 혼합복식 조를 출전시키지 않고 남북 단일팀만 2개 조를 구성한다는 것입니다. B플랜은 엔트리 추가가 아니기 때문에 IOC와 국제탁구연맹은 쉽게 승인할 것으로 보입니다.


상징성이 매우 큰 축구는 단일팀 성사가 사실상 불발됐습니다. 남자 축구는 남측에서 반대하고 있고 여자 축구는 북측에서 원치 않고 있습니다. 현재 남북단일팀이 가장 유력한 종목은 이미 구성한 경험이 있는 여자농구와 남자 핸드볼입니다. 남자 농구의 경우 단일팀 구성은 가능하지만 올림픽 출전권을 따낼 가능성이 크지 않습니다. 여자 핸드볼은 북한의 전력이 워낙 약해 단일팀 구성의 효과가 별로 없습니다. 남녀 하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밖에 유도 혼성전, 체조 단체전, 카누와 조정도 단일팀 후보 종목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로잔에서 북한, IOC와 협의를 해봐야 하겠지만 적으면 6개, 많으면 8개 종목에서 도쿄올림픽 단일팀이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과 북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동계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결성했습니다. 하계올림픽 남북 단일팀은 2020년 도쿄 대회가 최초입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