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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 vs 처가, 도련님 vs 처남?'…공론장 오른 '차별 호칭'

<앵커>

시댁과 처가, 또 도련님, 처남 남편 가족은 높이고, 아내 가족은 낮추는 호칭 관행처럼 그냥 쓰이고 있지만, 남녀를 차별하는 호칭을 바꾸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스브스뉴스에서 실제 부부를 통해 호칭 문제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김진영 씨/'B급 며느리' 주인공 : 남편 동생이고 저보다 실제로 나이도 어리고 그러니까 "호원아 이거 먹어, 여기 앉아. 호원아."]

[조경숙 씨/김진영 씨 시어머니 : "호원아. 이시할 건데 와서 뭐 먹을래?" 호원아가 뭐야 고모들도 다 놀라서… 아니, 호원아가 뭐야, 호원아가 시동생 보고.]

[김진영 씨/'B급 며느리' 주인공 : 제가 되게 큰 잘못 했는 줄 알았어요. "얘가? 너 미쳤니?" 이런 반응이 실제로 나와요.]

고부 갈등을 현실적으로 그린 다큐멘터리 B급 며느리, 여기에서도 가족 호칭이 문제가 됐습니다.

시댁, 처가, 시아버지, 장인, 시어머니, 장모, 도련님, 처제, 부부가 서로의 집과 가족을 부르는 말인데 이상하게 남편 쪽만 높여 부릅니다.

오랜 관행으로 당연하게 여겨져 온 호칭이지만 시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몇 해 전부터 나왔습니다.

[김진영 씨/'B급 며느리' 주인공 : 어렸을 때 사극 볼 때 주인집에서 일하는 고용인들이 주인집 아들을 도련님이라고 부르는 걸 본 기억이 마지막으로 나고…]

게다가 여성에게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사회 분위기도 있습니다.

[김진영 씨/'B급 며느리' 주인공 : 여자는 시댁 식구에게 늘 경칭 써야 한다는 관념이 있죠. 남편 같은 경우는 제 동생이나 언니를 어떻게 부르는지 사실 (아무도) 관심이 없어요.]

[선호빈 씨/'B급 며느리' 감독 : (아내의 동생을 부를 때) "현진아" 그러죠. 이름이 현진 이거든요. (아내의 어머니는) 어머니라고도 했다가 장모님이라고도 했다가…]

남편은 되고 아내는 안 되고, 실제 부부인 두 사람은 호칭 문제로 갈등을 빚기도 했습니다.

[선호빈 씨/'B급 며느리' 감독 : 이걸(호칭 문제)로 많이 싸웠거든요. 껍데기만 있는 말이니까 '그냥 하자' 이랬는데…]

갈등을 풀 실마리는 의외로 간단한 데에서 나왔습니다.

[선호빈 씨/'B급 며느리' 감독 : 혼자서 벽에다 대고 도련님 한번 해 봤어요. 도.련.님 아, 이게 좀 그럴 수 있구나. 이렇게 위치를 정해놓고 도련님 하면 굴욕인 거고…]

아내 입장이 되어 보니 현재 호칭이 왜 문제인지 이해가 되는 겁니다.

호칭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여성가족부가 최근 설문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처가 대신 처댁, 장인어른 대신 아버님, 장모 대신 어머님, 의 호칭은 아예 누구누구 씨로 통일하자 등 다양한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설문 조사 결과와 국립국어원 의견을 반영해 5월에 최종 권고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권고안이 나온다고 해서 호칭을 강제로 바꿀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호칭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지 않으면 현실은 변하지 않을 겁니다. 호칭보다 먼저 부부가 서로의 가족을 동등하게 존중해야 한다는 인식이 바탕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 시동생 '도련님'이라 안 불렀을 때 현실 반응 (feat. B급 며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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