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정부가 어제 국가균형발전 명목으로 24조 원 규모 국책사업에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습니다.
야당들은 내년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 퍼주기'이며, 대규모 건설로 경기부양하지 않겠다던 현 정부의 자기모순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반면, 여당은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이뤄진 지역 숙원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예타 면제는 내년 총선을 겨냥한 매표행위"라며 "특히 문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는 지역을 쪽집게식으로 결정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풀면 살고, 안 풀면 죽는다는 식의 총선 대비용 정책"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제 어려움을 타개하고, 기울어진 지역 민심을 회복하려는 정부의 노력을 이해하지만, 혁신성장을 강조하는 정부가 단기 경기부양에 급급하는 건 옳지 않다"면서 "문 대통령이 과거 야권에 있을 때 비판했던 토건 경제로 돌아가는 것은 더 옳지 않다"고 꼬집었습니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새만금공항과 남부내륙철도사업이 예타 면제 대상에 선정된 점을 언급하며 "경제를 정치로 풀려는 발상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정의당은 김용신 정책위의장이 낸 성명을 통해 "새로운 토건의 시대가 열릴 수 있다"고 우려하며, "예타 조사는 국가 재정 운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담보하는 최소한의 장치로, 정권의 취사선택에 따라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는 결코 올바르지 못하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확대간부회의에서 "중앙정부가 아니라 지역이 중심이 돼 사업을 제안하고 구체화하는 방식이었던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이번 예타 면제를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20∼30년 지역 숙원사업을 선정해 앞으로 10년 동안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이번 예타 면제는 합법적 절차에 따른 것이며 특정 지역에 대한 특혜는 더더욱 아니"라며 "일부 야당과 언론이 '선심성 총선쇼', '세금낭비'라고 사실에 맞지 않는 주장을 펴는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