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선수끼리 알몸 수색 지시" 신고했는데…허술한 수영연맹

<앵커>

없어진 돈을 찾는다며 나이 어린 선수들이 코치의 지시로 서로 알몸 수색을 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수치감을 느낀 다이빙 국가대표 후보 선수들이 대한체육회에 민원을 냈는데 몇 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수영연맹은 답조차 주지 않고 있습니다.

정다은 기자가 피해 선수를 만났습니다.

<기자>

저희에게 제보를 주신 분은 다이빙 국가대표 후보였던 학생입니다.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다이빙 국가대표 후보 : (작년) 국가대표 상비군 동계 합숙 훈련 중에 여자 선생님 있었는데 남자들만 한 방에 다 들어가서 옷을 팬티까지 벗고 서로 (몸을) 확인해줘라.]

금품 도난이 의심된다는 이유였습니다.

[당시 국가대표 후보 : 한 선수의 돈이 분실이 돼서. 한 10만 원가량 된 것 같아요. 저희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당시 중고등학생이었던 선수들에게 서로의 알몸을 수색한 일은 상처로 남았습니다.

[당시 국가대표 후보 : 선생님은 이제 문밖에 계시고, 많이 수치스러웠죠.]

알몸 수색 외 다른 방법은 없었던 건지 당시 코치에게 물어봤습니다.

[당시 국가대표 후보 코치 : (금품 도난이) 한두 번이 사실 아니었거든요. 서로 의심을 하게 되니. 누군가를 의심하고 그러지 말고, 너희 스스로 봐주고 해주면 되지 않겠느냐.]

결국 학생 측은 대한체육회 산하 클린스포츠센터에 민원을 제기했고 센터에서는 대한수영연맹에 조사를 지시했습니다.

국가대표 상비군 선수가 지난해 작성한 확인서입니다. 확인서에는 상비군 선생님이 선수들에게 옷을 다 벗고 서로 수색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선수들은 이 확인서를 작성하고 몇 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선수들은 수영연맹에게 아무런 답도 받지 못했습니다.

기다리다 지친 학생 측이 수영연맹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황당한 답이 돌아왔습니다.

[학생 측 : (민원) 답변을 해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수영연맹 관계자 : 지금 (민원 자료가) 있는 게 없으니까. 문서 딱 두 장 주고 00국장이 나갔다고. (자료를) 다 지우고 나갔다고.]

수영연맹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합니다.

[수영연맹 관계자 : 본인이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던 자료는 몰라도, 클린스포츠센터에서 (민원을) 이첩 시키는 거죠. 삭제는 절대 불가능하고요.]

결국 클린센터가 수영연맹에 자료를 안 넘겼거나 수영 연맹 측이 자료를 삭제했거나 둘 중 하나라는 건데 어느 쪽이든 민원 처리에 구멍이 뚫린 겁니다.

수영연맹은 임원들의 비리 정황이 드러나면서 지난 2016년 대한체육회 관리단체로 지정됐고 이후 집행부가 없어 지금까지 민원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연맹 측은 지난해 집행부가 다시 구성된 만큼 밀린 민원 처리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어린 선수들 가슴 속 상처를 지우긴 어려워 보입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최대웅·김용우, 영상편집 : 전민규, CG : 류상수)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