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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코스' 밟은 양승태…물거품 된 "재판 독립" 약속

<앵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42년 법관 생활 가운데 법원행정처에서만 네 차례 근무하며 전형적인 엘리트 법관 코스를 거쳤습니다. 지난 2011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 때 대법관에 임명됐고 퇴임한 지 반년 만에 이명박 대통령 지명으로 대법원장 자리에 올랐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다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내렸던 보수 성향의 법관이었습니다.

사법부 최고의 자리에서 이제는 수감자가 된 양 전 원장의 지난 발언과 행적을 이현정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11년 제15대 대법원장에 취임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재판 독립'을 강조했습니다.

[양승태/전 대법원장 (2011년 9월 27일 취임식 당시) : 저는 법관이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함에 있어 어떠한 형식의 부당한 영향도 받지 않도록 저의 모든 역량을 다 바칠 것을 약속합니다.]

하지만 임기가 끝날 즈음 양 전 대법원장이 상고법원 도입 등을 추진하면서 사법행정권을 남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퇴임식 자리에 선 양 전 대법원장은 법원에 대한 비판을 재판 독립에 대한 위협으로 표현하며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양승태/전 대법원장 (2017년 9월 22일 퇴임식) : (과도한 비판은) 사법부가 당면한 큰 위기이자 재판의 독립이라는 헌법의 기본원칙에 대한 중대한 위협입니다.]

검찰의 사법 농단 수사가 본격화되자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해 6월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재판 개입'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양승태/전 대법원장 (지난해 6월 1일 자택 앞) : 대법원의 재판이나 하급심의 재판이든 간에 부당하게 간섭, 관여한 바가 결단코 없습니다.]

지난 11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되자 검찰 수사를 편견과 선입견으로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양승태/전 대법원장 (지난 11일 대법원 앞) : 모쪼록 편견이나 선입견 없는 공정한 시각에서 이 사건이 소명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번 사건이 사법부 발전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지만, 결국, '재판의 독립' 원칙 등을 훼손한 첫 사법부 수장으로 기록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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