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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공기정화 식물, 어느 것이 효과가 클까?…젖은 종이도 미세먼지 제거할까?

공기정화 식물 잎 모방한 공기청정기 등장 예고

산호수 (사진=농촌진흥청 제공)
올겨울은 한파 대신 미세먼지가 유난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자주 찾아오면서 공기를 정화하는 식물도 인기라고 한다. 겨울철 실내에 식물을 두면 보는 사람의 마음도 편안하게 해 주고 미세먼지까지 줄여준다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공기를 정화하는, 특히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것으로 알려진 식물은 아이비와 산호수, 벵갈고무나무, 스킨답서스 등 다양하다. 농촌진흥청에서도 여러 차례 공기 정화식물의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어떤 식물이 공기정화 능력이 뛰어날까? 실제로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능력이 있는 것일까? 식물이 아니라 젖은 종이만 놓아도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을까?

최근 포스텍(POSTECH) 기계공학과 이상준 교수 연구팀이 식물의 공기정화식물의 미세먼지 제거 능력과 습도가 미세먼지 제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환경 분야 저명 저널인 환경오염(Environmental Pollution) 최근호에 발표됐다(Ryu et la., 2019).

연구팀은 공기정화 식물로 널리 알려진 스킨답서스와 산세베리아, 벵갈고무나무, 아이비, 산호수 등을 실험 공간인 체임버(chamber)에 넣고 식물의 미세먼지 제거 능력을 측정했다. 또 빛이 공기정화 식물의 미세먼지 제거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LED 빛을 준 경우와 어둡게 한 경우를 비교하고 젖은 종이 등을 이용해 상대습도가 다를 때 미세먼지 제거 효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실험했다.
왼쪽부터 벵갈고무나무, 스킨답서스 (사진=농촌진흥청 제공)
● 공기정화식물, PM10 제거 효과 크다?

실험 결과 크기가 상대적으로 큰 미세먼지(PM10)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농도가 급격하게 낮아져 5시간이 지나면 초기 미세먼지의 90%가 제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거 능력은 아이비와 스킨답서스가 크게 나타났고 이어 산호수, 그리고 산세베리아와 벵갈고무나무는 상대적으로 미세먼지 제거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조금 자세히 살펴보면 체임버에 공기정화 식물을 넣지 않은 경우에도 시간이 지날수록 농도가 급격하게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체임버에 공기정화 식물을 넣은 경우나 식물을 넣지 않은 경우나 지금까지의 생각만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기정화 식물이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대만큼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연구팀은 입자가 큰 먼지는 입자 자체의 무게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 빠르게 가라앉는 것으로 분석했다(아래 그림 참조).
공기정화식물 미세먼지 제거 효과(자료: Ryu et al., 2019)

● 공기정화 식물 PM2.5 제거 효율, 아이비 > 스킨답서스 > 산호수 순

식물의 공기정화 능력은 초미세먼지(PM2.5)에서 크게 나타났다. 공기정화 식물 별로 정화 능력의 차이도 크게 나타났다(위 그림 참조).

실험 대상 식물 가운데서는 아이비의 초미세먼지 제거 능력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어 스킨답서스, 산호수 순으로 나타났다. 5시간 정도 지난 뒤에는 약 90% 안팎의 초미세먼지가 제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벵갈고무나무와 산세베리아의 초미세먼지 제거 능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벵갈고무나무와 산세베리아의 초미세먼지 제거 효율은 체임버에 식물을 넣지 않은 경우와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적어도 이번 연구 결과로는 벵갈고무나무와 산세베리아의 초미세먼지 제거 능력은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 공기정화 식물, 빛이 공기 정화 효율에 미치는 영향은?

스킨답서스를 대상으로 빛이 있을 때와 없을 때 먼지 제거 성능을 비교한 실험에서는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모두 빛이 있을 때 제거 효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빛이 있으면 빛이 없는 경우에 비해 미세먼지(PM10) 제거 효율은 4.0%, 초미세먼지(PM2.5) 제거 효율은 21.4%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빛이 있을 때 공기정화 식물의 초미세먼지 제거 효과가 크게 높아지는 것이다. 연구팀은 빛으로 인해 증산작용이 활발해져 상대습도가 높아지면서 초미세먼지 제거 효과가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스킨답서스, 빛 유무에 따른 미세먼지 제거 효과(자료: Ryu et al., 2019)

● 젖은 종이, 초미세먼지 제거 효과 있을까?

상대습도가 미세 입자 제거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는 젖은 종이를 이용한 실험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공기정화 식물 대신 공기정화 식물 잎을 본떠 만든 젖은 종이를 넣은 뒤 초미세먼지(PM2.5) 제거 효과를 분석한 결과 4시간 정도 지난 뒤에는 초기 초미세먼지의 70% 정도가 제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임버에 아무것도 넣지 않을 경우보다 약 40% 정도 초미세먼지 제거 효과가 큰 것이다. 연구팀은 초미세먼지가 종이에 붙어 제거되는 효과와 함께 초미세먼지가 수분을 흡수할 경우 무게가 무거워지면서 가라앉는 경우가 늘어나 먼지가 제거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체임버에 마른 종이를 넣은 경우에도 미세먼지 제거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먼지가 종이 표면에 달라붙기 때문이다. 물론 수분이 없는 만큼 상대습도가 낮아 마른 종이의 미세먼지 제거 효과는 젖은 종이에 비하면 작다(아래 그림 참조).
젖은 종이의 초미세먼지 제거 효과(자료:Ryu et al., 2019)
공기정화 식물의 효과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여러 연구 결과가 있다. 물론 연구 결과도 조금씩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가 중요한 것은 어느 식물이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를 더 잘 제거하는지 또 공기정화 식물이 어떤 조건에서 효율이 가장 높아지는지를 찾은 것이다. 예를 들어 공기정화 식물이 더 오랜 시간 증산작용을 할 수 있도록 빛을 더 준다거나 또는 먼지가 수증기를 흡수할 수 있도록 상대습도를 높여주는 것 등이 미세먼지를 더 효율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일 것이다.

이번 연구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농촌진흥청이나 화훼, 식물 분야 전문가들이 연구를 진행한 것이 아니라 기계공학 전문가들이 진행했다는 것이다. 단순히 공기정화 식물의 미세먼지 제거 능력을 평가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기정화 식물이라는 자연에서 무언가를 본떠 새로운 기기를 만드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이다. 무엇보다도 이번 연구 결과는 앞으로 미세먼지 제거 성능이 우수한 공기정화 식물의 잎을 모방한 새로운 공기청정기 개발 등에 응용될 가능성이 크다. 공기정화 식물 잎의 기능을 모방한 새로운 공기청정기 등장도 머지않은 것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 Jeongeun Ryu, Jeong Jae Kim, Hyeokjun Byeon, Taesik Go, Sang Joon Lee, Removal of fine particulate matter (PM2.5) via atmospheric humidity caused by evapotranspiration, Environmental Pollution, 2019, Vol 245, pp253-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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