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보물선 사기 업체, 이름 바꿔 '코인 사기'…수법도 같았다

<앵커>

지난해 보물선 돈스코이호를 인양한다면서 투자자를 끌어모았던 신일그룹이 또다시 사기행각에 나선 정황을 경찰이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습니다. 회사 이름까지 바꾸고 이번에는 가상화폐를 미끼로 투자자를 모으고 있었습니다.

먼저 정동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보물선 신드롬을 일으키며 투자금 90억 원을 끌어모은 신일그룹.

사기 혐의로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두 달 뒤 SL 그룹으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이미 투자금이 묶여버린 기존 투자자들을 상대로 50만 원을 더 내면 새로 시작한 가상화폐 사업을 통해 수십 배 이익을 얻게 해주겠다고 유혹했다는 게 경찰 판단입니다.

경찰은 지난달 이 업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업체는 이번엔 유니버설 그룹으로 이름을 또 바꾸고 추가 투자금도 요구했습니다.

[김 모 씨/가상화폐 투자자 : 유니버셜에 다시 50만 원 이상을 투자해야지 (더 높은 배당을 받을 수 있는) 로열 회원이 되는 겁니다.]

투자자들은 기존 투자금을 잃을까 두려워 추가 투자금을 냈다고 말했습니다.

약속과 달리 거래소 상장이 계속 미뤄져 일부 투자자들의 항의까지 받게 된 업체 측은 이번에는 자체 거래소를 만들어 운용하며 가상화폐 가치가 수천 배로 뛰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모 씨/가상화폐 투자자 : (1코인당) 자체거래소에선 34만 원 갑니다, 지금. (그들 주장대로) 34만 원에 대한 곱하기를 한다고 하면 (투자자당 소유 금액이) 수조 원이 되는 거예요.]

지금까지 이 가상화폐에 추가로 2천여 명이 30억 원 정도를 투자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영상편집 : 박기덕, VJ : 김종갑)

--------

<앵커>

내용 취재한 정동연 기자와 더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Q. 투자자 모집 방식, 보물선 사기 사건과 유사?

[정동연 기자 : 네, 투자 대상만 보물선에서 가상화폐로 바뀌었을 뿐 이른바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행태는 비슷했습니다. 투자금이나 투자자를 더 많이 모아오는 사람에게 높은 등급을 부여해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입니다. 이들이 지난해 9월 트레져SL코인이란 가상화폐를 만들 당시 발행한 백서를 저희가 최초로 입수했는데요, '금광을 개발해 가상화폐 가치를 올리겠다' 이렇게 홍보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Q. 수사 중 투자자 모집한 수법은?

[정동연 기자 : 네, 지난해 돈스코이호 투자 사기 수사 당시 경찰을 가장 곤혹스럽게 만든 건 피해자들의 소극적 태도였습니다. 투자금이 많든 적든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못해 피해 신고에 적극 나서지 않은 건데요, 바로 이점을 악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돈을 투자한 사람들에게 조금만 더 내면 가상화폐로 대박을 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유혹해 기존 투자자들을 묶어 두는 동시에 새로운 투자자들까지 끌어들이도록 했다고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또 자체 거래소라는 걸 만들어서 가상화폐 가치가 마치 수천 배 오른 것처럼 홍보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Q. 경찰 수사, 어떻게 진행되나?

[정동연 기자 : 네, 경찰은 지난달 업체부터 압수수색한 자료를 토대로 투자자 규모와 금액 등을 파악하고 있는데요, 경찰은 구체적인 사기 혐의가 파악되는 대로 관련자 소환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지금도 이름을 바꿔가며 계속 투자자를 끌어모으고 있는 만큼 수사가 본격화되기까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편집 : 이승희, VJ : 김종갑)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