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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제차 3배' 엄두 안 나는 오토바이 보험…배달업계 막막

<앵커>

인천의 한 피자집 사장님이 저희에게 제보를 주셨습니다. 배달 오토바이의 종합보험료가 너무 비싸서 가입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 상태에서 사고라도 내면 배달노동자는 앞날이 막막할 수밖에 없는데 배달 오토바이의 보험 문제 백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피자집 사장 36살 김 모 씨는 바쁘지 않은 시간에는 직접 오토바이 배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인건비를 조금이라도 아껴보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배달 오토바이의 종합보험료를 알아보고 기가 막혔습니다.

1년 치 보험료가 오토바이 가격의 2배에 가까웠기 때문입니다.

[피자 전문점 사장 : 한 사고당 1억 원까지 보상할 수 있게 했을 때 보험료가 750만 원인데….]

같은 조건으로 견적을 낼 경우 1억 5천만 원짜리 독일 최고급 외제 차의 종합보험료는 2백32만 원, 배달 오토바이 보험료가 3배 넘게 비쌉니다.

그러다 보니 배달 노동자들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책임보험만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토바이 대여업체 직원 : (종합보험은) 한도가 초과해도 보험회사에서 다 처리를 해주지만 책임보험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본인이 부담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래서 사고를 내면 생존권 자체를 위협받습니다.

생활비를 더 벌겠다며 투잡에 나섰던 48살 유 모 씨, 급한 마음에 신호를 어겼다 사고를 냈습니다.

한쪽 눈의 시력을 잃고 뇌를 다쳐 언어능력에도 장애가 생겼습니다.

책임보험만 가입한 상태다 보니 과실 책임으로 상대방 보험사에 오히려 1억 7천만 원을 내줘야 합니다.

[오토바이 사고 경험자 : 기초생활수급, 말 그대로 정부의 도움을 받고 살고 있는 거죠. 만약에 이런 상황을 알았다면 오토바이 절대로 안 탔겠죠. 죽어도 아마 안 할 거야. 제가 위험하게 왜 그런 것을 해요.]

지난 2011년부터 6년 동안 오토바이 배달 일을 하다 숨진 사람은 69명에 달합니다.

그런데도 전체 등록 오토바이 중 '종합보험' 가입률은 한 자릿수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일부 손해보험사들이 배달 오토바이의 손해율이 너무 높아 보험료로 받는 돈보다 나가는 보험금이 더 많다며 올해 보험료를 50% 이상 올려 더더욱 종합보험에 들기 어려워졌습니다.

보험사들은 오토바이의 사고율이 훨씬 높고 사고가 나면 인명 피해가 크기 때문에 종합보험료가 비싼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입니다.

배달 노동자는 늘어나는데 관련 사회안전망은 점점 헐거워지는 상황,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주 범·공진구, 영상편집 : 전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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