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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든 남자' 신고에 "신고자 누구?"…경찰 대응 도마 위

<앵커>

버스에 탄 한 남성이 흉기를 꺼내 들자 위협을 느낀 승객이 경찰에 몰래 신고를 했습니다. 그런데 출동한 경찰이 흉기를 꺼낸 사람이 아닌 신고자부터 큰소리로 찾아대는 바람에 아찔한 상황이 벌어질 뻔했습니다.

박재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어젯(19일)밤 10시 반쯤, 서울 양천구를 운행하는 마을버스에 파란 점퍼를 입은 남성이 올라탑니다.

이 남성은 갑자기 커터칼을 꺼내더니 칼날을 두 차례 정도 꺼냈다가 집어넣습니다.

커터칼을 손가락 사이에서 돌리기까지 합니다.

위협을 느낀 승객 한 명이 경찰 112에 문자로 한 남성이 욕설을 하며 커터칼을 들고 있다고 신고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버스에 오르자, 커터칼을 들었던 남성은 이곳에서 버스 뒤편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남성이 옮겨 앉은 자리는 신고한 승객의 바로 옆자리.

그런데 경찰은 버스에 오르자 신고한 승객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면서 신고자가 누군지 큰 소리로 물었습니다.

[신고자 : 경찰이 타서 신고자 있냐고 물어보는 상황에서 제 입장에서는 저와 맞닿아 있는 팔에 칼이 있는 걸 알고 있는데…제 휴대전화도 경찰로부터 온 전화로 계속 울리고 있었고….]

자칫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어처구니없는 대응에 대해 출동 경찰은 남성이 커터칼을 들고 있었단 걸 몰랐다고 해명합니다.

경찰 112 신고접수 시스템에서 승객 신고 문자의 1/3쯤이 누락되면서 욕설을 한 부분까지만 접수됐고 커터칼 관련 내용은 물음표로 바뀐 채 전달됐단 겁니다.

경찰은 버스 승객 간의 말다툼 정도로 인식해 신고자부터 찾았다는 설명입니다.

[경찰관 : 현장에서 오래 근무해봤지만 글쎄…(신고 문자 전송 오류는) 잘 모르겠네요.]

다만 신고 사실을 숨겨달라는 부탁까지 있는데도 공개적으로 신고자를 찾은 행위는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영상취재 : 주 범,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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