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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쓰레기산' 수출만 5만 t…정부 대책 발표 예정

<앵커>

필리핀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에도 우리가 버린 쓰레기가 불법 수출돼 방치돼있다고 어제(17일) 전해드렸습니다.

우리 쓰레기 문제를 슬쩍 떠넘기는 부끄러운 일 반복하지 말아야 할 텐데 제대로 된 해법이 뭐가 있을지 김관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발단은 중국의 쓰레기 수입규제 강화입니다.

재작년 중국은 24종의 고체 폐기물 쓰레기 수입을 금지한 후 지난해 32종을 추가했고 올해는 거의 금지수준이 될 것을 예고했습니다.

이후 주요 선진국들의 쓰레기는 동남아시아에 더 집중됐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5개국에 5만 톤이 넘는 쓰레기를 수출했습니다.

재활용이 불가능한 쓰레기는 현지 주민들의 생활 터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필리핀에 남아 있는 우리나라 불법 쓰레기 5천100톤 역시 마을 한가운데에 쌓여 있습니다.

쓰레기 산으로부터 가깝게는 불과 20여 미터 거리에서 수백 명의 주민들이 먹고 마시며 살고 있습니다.

[방치 쓰레기 인근 주민 : 쓰레기 때문에 소의 배설물을 마을 전체에 흩뿌린 것 같은 냄새가 나요.]

수출업체들은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생활 쓰레기까지 뒤섞여 불과 9% 만이 재활용될 뿐 불법 소각되는 실정입니다.

돈은 업체가 벌고 피해는 주민들이 고스란히 떠안는 상황인 겁니다.

[헹 카이아 천/그린피스 말레이시아 :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이 너무 많기 때문에 사람들은 플라스틱을 태우고 있습니다. '우리는 깨끗한 국가다'라고 주장하는 많은 선진국들이 사실은 다른 국가들한테 문제를 떠넘기고 있어요.]

재활용 쓰레기를 수입해 돈벌이를 했던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해지자 속속 수입 규제에 나서고 있습니다.

[홍수열/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 : 해마다 지금 폐기물 발생량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처리시설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좀 더 강력한 폐기물 발생 억제 정책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다음 달 중 폐기물 수출 컨테이너 전수조사, 현장 점검 강화 등의 대책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수출길은 더 좁아질 것이기 때문에 쓰레기 배출을 줄일 중장기 대책 없이는 근본적 해법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박기덕, VJ : 신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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