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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상상하니 공포감 들어"…방탈출 카페, 취재기자도 무서웠던 이유

※ SBS 기자들이 뉴스에서 다 못한 이야기를 시청자들께 직접 풀어 드리는 '더 저널리스트(THE JOURNALIST)'! 이번엔 방탈출 카페의 안전성 실태를 현장 취재한 박재현 기자와 함께합니다. 박 기자가 방탈출 카페의 구조적 문제점 등 위험 요인들을 낱낱이 파헤쳐봤습니다.

■ "외부 연락할 방법 없어"…비밀유지 서약서 쓰고 휴대전화 금지

방탈출 카페에 들어가면 리셉션 룸이라고 상담을 받는 공간이 있습니다. 그리고 서약서를 하나 작성하게 되는데요. 서약서 내용 중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콘텐츠 비밀유지'라는 조항입니다. 경험한 콘텐츠 즉, 어떻게 단서를 풀었는지 외부에 유출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작성하고 서명을 하게 됩니다.

이때 휴대폰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는 안내도 받게 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휴대폰을 보관함에 둔 채로 입장하게 되죠. 문제는 그때 직원이 무전기나 노트북, 또는 외부와 연락하는 인터폰 한 대를 줍니다. 비상 상황이나 화재가 발생했을 때 외부로 연락할 방법은 소방서나 경찰서가 아닌 안내 직원뿐인 겁니다.

■ "눈 감고 앞사람 어깨 잡아주세요"…출구 파악도 어려운 상황

방탈출 카페에 들어가면 긴 복도가 있고, 복도 양측으로 방이 나열돼 있습니다. 입장할 때 깜깜한 환경에서 직원들의 안내를 받는데 대부분 눈을 가린 상태에서 앞사람의 등을 잡고 들어갑니다. 이때 걸어가는 방향이 어느 쪽인지 모르고, 직원들이 안내 후 문을 잠그기 때문에 어떤 방으로 들어갔는지도 알 수 없게 됩니다.

내부는 상당히 복잡해서 들어간 후에도 방이 어떤 구조로 돼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공포감이 생길 수밖에 없죠. 비밀 통로를 기어가고 있는데 화재가 발생한다면 어떨까요? 취재진이 체험해보니 어떻게 탈출해야 한다는 생각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내부가 복잡했고 안내문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 "소방법 적용 안 받아"…안전 사각지대 놓여 있는 방탈출 카페

현재 방탈출 카페는 다중이용업소가 아니라 자유업입니다. 노래방이나 영화관 등 화재가 발생했을 때 큰 인명피해가 생길 수 있는 밀폐된 공간을 다중이용업소라고 부르는데, 방탈출 카페는 다중이용업소가 아닌 자유업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강화된 소방법에는 내부에 방염 처리된 집기를 사용하거나 비상 탈출로, 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강제 조항이 있는데 자유업은 이런 소방법에서 자유롭습니다.

◆ 박재현 기자 / SBS 시민사회팀
'화재 상상하니 공포감 들어
소방청은 오는 10월 말에 나오는 연구 결과에 따라 방탈출 카페를 자유업종으로 둘지, 다중이용업소로 전환할지 결정할 예정입니다. 사실상 현재 방탈출 카페는 소방 사각지대,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겁니다.

(취재 : 박재현 / 기획 : 곽상은 / 구성 : 장아람 / 촬영 : 조춘동 / 편집 : 이홍명, 이은경 / 그래픽 : 감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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