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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수출 쓰레기' 다시 한국행…필리핀 주민들 축하 잔치

<앵커>

우리나라 업체가 불법 폐기물 쓰레기를 별문제 없는 것처럼 필리핀에 수출을 했다가 국제적 망신을 샀죠. 오늘(13일) 우리 정부가 그 업체 대신 그 쓰레기 중의 일부를 다시 배에 실어서 우리나라로 출발을 시켰습니다. 동네 주민들이 축하 잔치까지 벌일 정도였답니다.

필리핀 민다나오섬 현지에서 김관진 기자가 소식 전해왔습니다.

<기자>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700km가량 떨어진 민다나오섬의 카가얀데 오로항.

아침 9시 대형 화물선이 항구로 들어오고 곧이어 육중한 컨테이너가 화물선 위로 옮겨집니다.

쓰레기가 가득 찬 컨테이너는 모두 51개.

우리나라에서 불법 수출한 쓰레기 6천300톤 가운데 일부인 1천200톤이 실렸습니다.

현지 주민들은 쓰레기를 보내며 축하 행사를 열었습니다.

[존 사이몬/필리핀 세관장 : 우린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쓰레기를 원래 있던 한국으로 다시 보내는데 매우 빠른 방법을 찾았습니다.]

이번에 보내지는 컨테이너입니다.

이 안을 보면 이렇게 공사장 현장에서 사용하는 장갑이나 헝겊 마스크 같은 것들을 볼 수 있는데요, 이런 것들은 모두 재활용을 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수출업체가 재활용되는 플라스틱으로 허위 신고해 필리핀에 보냈는데 실제론 기저귀, 의료폐기물, 배터리 등이 온통 뒤섞인 혼합 쓰레기였습니다.

지난 7월 필리핀 세관이 적발했고 주민들과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의 항의가 빗발쳤습니다.

[그레이스 듀란/그린피스 필리핀 : 51개의 컨테이너를 다시 한국에 내보내는 건 정말 엄청난 일이고 필리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환경부는 수출업체에 쓰레기 반입을 명령했지만 이행하지 않아 우선 정부 예산으로 가져온 뒤 업체에 구상권을 행사하기로 했습니다.

화물선은 컨테이너 선적 작업이 끝난 뒤 오늘 자정 안에 출항한다는 계획인데 평택항 도착까지는 해양 기상 상황에 따라 최대 한 달 가까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일부는 보냈지만 축구장 6개 넓이 야적장에 쌓여 있는 5천100톤의 남은 쓰레기도 큰 문제입니다.

[라이언 레고니스/쓰레기 방치 현장 인근 주민 : 작년 5월에 쓰레기가 들어왔는데 비가 오면 동네에서 나쁜 냄새가 납니다.]

'쓰레기 수출국'이란 오명을 벗으려면 환경오염과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빠른 처리가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장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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