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생방송' BJ, 아무 제재 없이 방송복귀…팔짱 낀 방심위

경찰의 특별 음주운전 단속기간에 '음주운전 생방송'을 하다 경찰에 적발된 인터넷 방송 진행자(BJ·Broadcasting Jockey)가 별다른 제재 없이 2개월 만에 방송에 복귀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13일 BJ 임 모(27)씨가 활동해온 팝콘TV와 시청자들에 따르면 임씨는 음주운전 사건으로 방송을 접었다가 이달 9일 재개했습니다.

12일까지 임씨 채널의 월 누적 방송시간은 14시간을 기록했습니다.

임씨는 지난해 11월 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술집에서 인근 모텔까지 700m가량을 술에 취해 운전하면서 이 과정을 팝콘TV에서 실시간 방송해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당시 임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6%로 면허 정지 수준이었습니다.

임씨가 음주운전 생방송 2개월여 만에 방송에 복귀하자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복귀 방송을 본 한 시청자 A씨는 "자숙기간도 제대로 갖지 않고 복귀한 데다 음주운전 방송을 사과하는 동안에도 팬들이 선물하는 팝콘(현금화할 수 있는 유료 아이템)을 받는 등 진정성 있는 사과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임씨는 '뻔뻔하다'는 등 비판과 조롱이 계속되자 '팬 가입'을 한 시청자들만 채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회원 참여 설정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터넷 실시간 방송을 모니터링해 문제 방송을 제재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임씨가 음주운전 생방송으로 경찰에 입건된 뒤로도 별다른 규제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방심위 측은 "해당 BJ에 대해 제기된 민원이 없었고 따로 징계를 처리하지도 않았다"며 "팝콘 TV 측에서 자체 이용약관에 따라 처분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방심위의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은 범죄의 수단이나 방법 또는 범죄에 이르는 과정이나 결과를 구체적으로 묘사해 범죄를 조장할 우려가 있는 정보 등은 유통해서는 안 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시정요구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진=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