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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폭력·성폭력 신고센터, 113건 중 4건만 직접 조사

<앵커>

이런 성폭력 문제 뿌리 뽑겠다면서 대한체육회는 10년 전부터 피해 신고 센터를 운영해왔습니다. 그런데 신고를 받은 뒤에 그것을 조사하는 것은 대부분 해당 종목 단체에 넘겨 왔습니다. 피해자가 누군지 노출될 수 있고 또 가해자와 잘 아는 사람이 그 조사에 참여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김민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한체육회가 스포츠계의 폭력과 성폭력 신고 조사센터를 연 것은 지난 2009년부터입니다.

생긴 지 10년이 지난 조직인데 이곳에서 피해조사를 한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조사 권한을 피해를 신고한 선수가 속한 단체로 대부분 넘기고 있는 겁니다.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 직원 : 해당 종목단체에서 조사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고 조사하는데도 신속성이 있다, 라고 판단되면 이첩(합니다.)]

피해자인 선수의 신원이 노출되고 가해자와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조사에 참여할 수도 있는 겁니다.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 직원 : (조사를 안 해도) 제재 조치라고 할 수 있는 건 특별하게 없고 저희가 뭐 전화를 독촉(하는 수밖에).]

최근 5년간 센터에서 접수받은 폭력, 성폭력 사건 113건 가운데 단 4건만 직접 조사했고 나머지는 관련 협회 등으로 내려보냈습니다.

특히 성폭력 신고 27건 가운데 대한체육회가 직접 조사한 경우는 한 건뿐입니다.

게다가 대한체육회는 중징계를 받은 사람들도 재심을 통해 구제해왔습니다.

재작년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가 지적됐습니다.

미성년자를 포함한 선수를 수차례 추행해 영구제명된 감독이 감경됐다고 문제가 제기되자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앞으로 엄격하게 관리하겠다"고 답변했습니다.

하지만 취재 결과 해당 감독은 올해 자격정지가 풀립니다.

성폭력 사안은 징계를 감경할 수 없다고 돼 있는 해당 단체의 내부 규정을 대한체육회가 무시한 겁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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